권영수 전 LG엔솔 부회장 "ESS, K-배터리 성장 절호 기회…2030년까지 수요 폭발"

2025.11.24 08:00:54

미국·유럽 정책 변화, K-배터리 기업에 유리한 시장 환경 조성
"中 온실 속 화초…LFP 강세 속고성능 배터리 진출에는 시간 필요"
품질·안전성 강화와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글로벌 경쟁력 관건

[더구루=정예린 기자]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K-배터리 산업의 '확실한 성장축'으로 규정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캐즘(일시적 정체)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의 중국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맞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권 전 부회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열린 '제14회 소부장미래포럼'에서 "AI 시대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인데 엔비디아 등이 나서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미국 기준 전체의 3%인데 2030년이면 8%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과 가스터빈은 시작해도 오래 걸리므로 당장 다가오는 전력 수요는 태양광과 ESS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며 "전력 수요 증가와 ESS 필요성은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의 정책 변화가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전 부회장은 "2027년부터 미국에서는 중국산 ESS 배터리를 사실상 쓸 수 없다"며 "미국 시장이 워낙 큰 만큼 K-배터리 업체들이 ESS 수요에 대응만 잘 한다면 수익성과 성장 측면에서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전 부회장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회복 현황에 대해서는 유럽 상황이 좀 더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보조금 축소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전기차 시장 '캐즘'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럽은 중국 견제를 강화하며 배터리 공장 구축 환경이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기업이 현지에 공장을 건설할 때 반드시 합작하고 기술을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기업이 과거 중국에 진출할 때 중국 정부가 요구했던 것"이라며 "중국 기업이 유럽 정부와 줄다리기를 하는 와중에 우리 배터리 업체들은 유럽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유리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짚었다. 권 전 부회장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는 가격·안정성 기반 경쟁력일 뿐 고성능 분야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 보호 아래 성장한 만큼 글로벌 규제 환경과 고객 대응에 취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권 부회장은 "비야디(BYD), CATL 등 중국 기업이 소부장까지 포함해 사실상 전기차 공급망 1, 2위를 장악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은 온실 속 화초처럼 성장했기 때문에 해외로 나오면 역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LFP가 현재 대세이지만, 배터리 주시장인 미국에서는 NCM 등 고성능 배터리로 전환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 전 부회장은 K-배터리의 품질 경쟁력도 강조했다. 그는 "ESS든 전기차든 배터리 산업에서 세이프티가 핵심인데 품질 문제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중국 기업들과 달리 K-배터리는 화재와 품질 관리 기준이 높아 글로벌 고객 신뢰를 쌓고 있다"며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까지 더해 제조 혁신을 실현, 우리나라가 중국에 빼앗긴 제조업 경쟁력을 찾아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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