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일 벗은 '올리브베러'…'포스트 K-뷰티' 답은 '웰니스'

2026.01.29 15:38:46

30일 올리브베러 1호점 오픈…상품 3000여 종 선봬
'24시간 루틴' 겨냥…헬스 넘어 웰니스 플랫폼으로 진화
먹고·채우고·쉬는 일상까지 큐레이션…K-웰니스 실험 본격화

[더구루=진유진 기자] CJ올리브영이 K-뷰티 성공 공식을 '웰니스(Wellness)'로 확장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뷰티와 헬스를 넘어 일상의 건강한 루틴까지 아우르는 웰니스 큐레이팅 플랫폼 '올리브베러(OLIVE BETTER)'를 공식 론칭한다.

 

매장 정식 오픈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디타워에 위치한 올리브베러 1호점인 광화문점을 찾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와 현장 공개를 통해 드러난 전략은 명확했다. 웰니스를 상품이 아닌 '경험'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시도가 엿보였다.

 

올리브베러는 '건강한 아름다움'이라는 올리브영의 핵심 가치에서 출발해 기존 헬스 카테고리를 웰니스 전반으로 확장한 독립 플랫폼이다. 건강기능식품 중심 관리 개념을 넘어 먹는 것, 쉬는 것, 움직이는 것까지 일상 전반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광화문 1호점 가보니…화장품 대신 '먹는 웰니스'가 채웠다

 

올리브베러 1호점은 건강 관리에 관심이 높은 직장인 유동 인구가 많고, 요가·헬스장 등 웰니스 인프라가 밀집한 광화문 상권에 자리 잡았다. 130평 규모 복층 매장에 들어서자 기존 올리브영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화장품 대신 식품과 영양, 회복을 위한 상품이 공간을 채웠다.

 

1층은 바쁜 직장인을 겨냥한 '간편 웰니스' 존이다. 샐러드와 고단백 간편식, 프로틴, 건강기능식품이 한 공간에 배치됐고, 일부 상품은 직접 맛볼 수 있는 시식 서비스도 제공된다. 기존 뷰티 테스터 문화가 '먹어보는 경험'으로 확장된 셈이다.

 

2층은 올리브베러가 제안하는 6대 웰니스 루틴을 따라 자연스럽게 탐색하도록 구성됐다. 라이트 밀과 헬시 스낵, 이너뷰티·슬리밍·슬립뷰티(수면 건강) 제품군부터 에너지젤과 스포츠 용품까지 제품군을 폭 넓게 구성했다.

 

차(茶)·대체 커피 시향·시음 공간, 숙면을 위한 아로마테라피와 파자마·조명 등 휴식과 회복에 초점을 맞춘 상품도 눈길을 끌었다. 전반적으로 쇼핑 공간보다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에 가까운 인상을 남겼다.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 큐레이션 등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감각적 요소도 더했다.

 

◇ 데이터·MD·옴니채널…올리브영식 웰니스 해법

 

매장을 둘러보는 순간 올리브베러의 경쟁력은 분명해졌다. 올리브영이 오랜 기간 축적해온 핵심 역량을 웰니스 영역에 그대로 이식했다는 점이다. 온·오프라인 통합 데이터와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포착해온 MD 기획력, 전국 매장과 멤버십을 기반으로 한 옴니채널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하고 있었다.

 

올리브영 앱에서는 오프라인 오픈과 함께 올리브베러 앱인앱(App-in-App) 서비스도 열린다. 섭취 목적·성분별 맞춤 추천, 영양제 루틴 알림, 콘텐츠 연계 기획전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웰니스 일상화를 지원한다. 오늘드림 배송과 픽업, 멤버십 혜택 역시 동일하게 적용된다.

 

유영환 데이터인텔리전스 팀장은 "웰니스는 완성형 목표가 아니라 나를 채워가는 과정"이라며 "먹고 즐기면서 관리하는 일상형 웰니스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이번 론칭을 통해 한국형 웰니스 문화를 보다 일상적으로 구현하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K-웰니스 브랜드로서 매력을 전한다는 구상이다.

 

이동근 올리브영 신성장리테일사업담당 경영리더는 "고객들은 웰니스를 단편적인 카테고리로 소비하고 있을 뿐,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제안하는 채널은 부재했다"며 "헬스를 더 확장된 개념인 웰니스로 진화시키는 플랫폼을 올리브영이 가장 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베러는 △잇 웰(Eat Well·잘 먹기) △너리쉬 웰(Nourish Well·잘 채우기) △릴렉스 웰(Relax Well·잘 쉬기) △글로우 웰(Glow Well·잘 가꾸기) △핏 웰(Fit Well·잘 움직이기) △케어 웰(Care Well·잘 관리하기) 등 6대 웰니스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기능 중심이 아닌, 일상 언어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이 특징이다.

 

◇ "개념부터 키운다"…올리브베러의 속도 전략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올리브베러를 바라보는 올리브영의 장기 전략이 보다 분명히 드러났다.

 

이동근 경영리더는 웰니스를 핵심 키워드로 삼은 이유에 대해 "과거 헬스앤뷰티(H&B) 개념이 없던 시절 올리브영이 시장을 정의하며 성장해온 것처럼, 웰니스 역시 개념부터 만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1년여에 걸쳐 사업을 구체화하며 확신을 갖고 출발했다"고 밝혔다.

 

포지셔닝과 관련해서는 "올리브베러 역시 인디부터 매스, 프리미엄까지 폭넓은 선택지를 제안하되 가격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중심에 둔다"며 "고객의 선택이 실제 생활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되도록 큐레이션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점 전략에 대해서는 "올 상반기 2호점 오픈에 이어, 수도권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열사와의 협업에 대해서도 "CJ제일제당 제품 비중을 절대적으로 가져가진 않되, 고객 관점에서 시너지가 나는 방식의 협업은 열어두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올리브영은 광화문 1호점을 시작으로 상반기 강남 2호점을 열고, 웰니스를 새로운 산업 카테고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 경영리더는 "올리브베러는 올리브영의 하위 브랜드가 아니라 웰니스 시장에서 독립적인 플랫폼"이라면서 "내·외면의 균형 있는 아름다움을 제안하며 브랜드와 시장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K-뷰티 이후의 성장 동력을 고민해온 올리브영이 선택한 답은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BETTER) 일상'이다. 올리브베러의 실험이 'K-웰니스'라는 새로운 언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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