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최대 섬유업체 파산 절차 돌입…국내은행 수백억 손실 가시화

2025.03.04 10:22:13

스리텍스, 중부 자바 지역 전 공장 가동 중단
대법원 판결 영향…최소 1만 명 해고 전망
하나은행 인니 법인·우리은행 싱가포르 지점 대출 지원

 

[더구루=정등용 기자] 인도네시아 최대 섬유·의류 생산업체 스리텍스(Sritex)가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스리텍스에 대출을 지원한 한국계 은행들의 손실도 가시화 할 전망이다.

 

스리텍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지역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리텍스는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의 감독 아래 파산 규정 절차를 준수하며 3단계에 걸쳐 정리 해고를 진행한다. 스리텍스 최대 공장인 수코하르조 공장에 근무 중인 8500명 이상의 인력을 비롯해 최소 1만 명의 근로자가 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리텍스의 파산 절차 개시로 이 곳에 대출 자금을 지원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손실도 불가피 할 전망이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약 2200만 달러(약 300억원), 우리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약 2000만 달러(약 290억원),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소다나가 500만 달러(약 73억원)의 자금을 각각 대출해준 바 있다.

 

스리텍스의 이번 결정은 최근 인도네시아 대법원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세마랑 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21일 스리텍스에 파산 선고를 내렸다. 이에 불복한 스리텍스가 대법원에 상고를 냈지만 대법원이 이를 최종 기각했다.

 

스리텍스는 그동안 심각한 부채 위기에 빠진 상황이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재무제표를 보면 총 부채가 16억 달러(약 2조2100억원)에 달했는데 대부분 은행과 채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완 세티아완 루크민토 스리텍스 사장은 지난해 11월 아구스 구미왕 카르타사스미타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을 만나 재정 상황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해법 도출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텍스는 지난 1967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최대 섬유·의류 생산업체로 중부 자바 전역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국 시장 뿐만 아니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에게도 군복을 공급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섬유·의류 산업의 수출 수요 감소와 운용 비용 상승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에 더해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등 다른 국가와의 경쟁 심화도 악재로 작용했다.

정등용 기자 d-drago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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