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소비 바람…주목받는 美친환경 테크 스타트업

하우굿, 식재료 환경 영향 수치화…월마트 등 고객
친환경 보드카·초콜렛 원료 등 생산하는 스타트업도

 

[더구루=정예린 기자]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친환경 테크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상업화에도 성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친환경 요소를 고려한 아이디어와 제품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이 증가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65%로 줄이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본격 추진하면서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월마트, 치폴레, 크래프트하인즈 등 대형 유통·식품 회사를 고객사로 둔 '하우굿(HowGood)'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하우굿은 3만3000여 개의 식재료를 대상으로 온실가스를 비롯해 다양한 요인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한다. 각 식재료를 250개의 친환경 척도로 분석하고 계산한 뒤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만들어 식료품점이나 식품 회사에 제공한다. 

 

기업들은 하우굿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고객에게 자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 고객들이 가치소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치폴레는 지난 2020년부터 '리얼 푸드프린트'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가 부리또를 구입했을 때 △탄소 감소 △물 절약 △토양 건강 개선 △유기농 토지 지원 △피하는 항생제 등 5가지 주요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해 보여준다. 

 

이산화탄소를 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알코올을 생산해 보드카를 주조하는 회사도 있다. 2017년 설립된 '에어 컴퍼니(Air Company)'다. 일반적으로 보드카 한 병을 만드는 데는 약 6kg의 온실가스가 생성되는 반면 에어 컴퍼니의 보드카는 반대로 일정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에어 컴퍼니는 생산한 알코올로 보드카 주조 외에도 향수, 손세정제 등을 만들어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컬쳐드(California Cultured)'는 지난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카카오 식물에서 세포를 추출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미네랄과 영양소를 배양해 초콜릿 원료를 생산한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를 수확하기 위한 벌목은 아프리카 서부의 산림 파괴는 물론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한 의지를 가진 기술을 상업화하고 제품을 개발해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은 의미 있는 소비를 실현하는 동시에 만족스러운 상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정진수 코트라(KOTRA) 뉴욕무역관은 "미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현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만큼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질 것"이라며 "특히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는 제품이 갖고 있는 스토리, 친환경적인 요소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어 환경을 생각하는 순수한 의도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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