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중동 유전 투자사업 본격화…자금 조달계획 확정

이사회에서 UAE 아드녹 온쇼어 사업 참여 추진계획 확정…3000억원 확보 '관건'
지분 0.9% 확보 땐 日 1만5000배럴 원유 확보…매각 패키지 카드 활용 가능성도

[더구루=김도담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중동 유전 투자 사업을 본격화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아드녹 온쇼어(ADNOC Onshore) 사업참여에 따른 Korea GS E&P사 지급보증(안)'을 원안 의결했다. 석유공사가 8년 만의 외국 유전 투자를 본격화했다는 얘기다.

 

석유공사가 말하는 아드녹 온쇼어 사업은 아랍에미리트(UAE) 육상생산광구 사업이다. 아드녹 온쇼어는 원래 UAE 국영석유회사인 아드녹의 육상 유전 부문 자회사 이름이다. 이 회사는 현재 UAE 현지에서 전체 매장량 약 257억배럴(2015~2054년 기준),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 168만배럴(2018년 기준)에 이르는 초대형 유전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잔여 매장량 기준 세계 6번째로 큰 유전이다.

 

석유공사는 지분 투자 방식으로 이 사업 참여를 추진해 왔다. GS에너지가 2015년 싱가포르 자회사인 'Korea GS E&P'를 통해 아드녹 온쇼어 지분 3%를 취득했는데, 석유공사는  Korea GS E&P에 대한 지분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지분 30%를 취득기로 했다. 이곳 지분 30% 취득은 아드녹 온쇼어 지분 0.9%를 확보로 이어진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이 사업 참여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았다. 또 올 2월24일 이사회 회의에서 '아드녹 온쇼어 사업 참여비 변경 및 지금보증(안)'을 의결하며 연내 지분 확보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석유공사는 이번 이사회 회의에서 Korea GS E&P사에 대한 지급보증 내용과 추진 방안, 후속 조치 및 향후 계획을 확정하며 이 사업 참여를 구체화했다. 확정 땐 2012년 GS에너지 컨소시엄과 함께 UAE 할리바 유전개발에 참여한 이후 8년 만에 해외 유전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석유공사가 이곳 지분 0.9%를 확보하면 매장량 기준 2억3000만배럴, 하루 평균 1만5000배럴의 원유를 확보할 수 있다.

 

 

성사 여부를 가를 핵심은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이다. 이곳 지분 확보를 위해선 총 3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지난해(2019년) 기준 연 매출 25억달러(약 3조원)에 이르는 우량 공기업이지만 이명박 정권 초기인 2008년 전후 이뤄진 공격적인 외국 자원개발에 따른 부실 자산 누적으로 자본잠식 위기에 빠져 있다. 작년 말 기준 부채가 18조7312억원까지 늘며 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3021%까지 치솟은 상태다.

 

석유공사가 구체적 방안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석유공사는 최근 부채비율이 급증했으나 우량 자원 공기업으로서 신용등급은 S&P 기준 AA·안정적으로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과 같다. 석유공사는 또 올 1월 영국 자회사 다나(Dana) 페트롤리엄의 북해 톨마운트 사업 지분 25%를 현지 기업에 매각하며 약 3억달러(약 3500억원)의 유동성도 확보했다.

 

석유공사 이사회는 이번 회의에서 '2020년도 사채발행 및 장기차입 계획 변경(안)' 역시 함께 의결하며 아드녹 온쇼어 사업 참여를 전제로 전체 자금 운용 계획도 변경했다.

 

석유공사는 이번 아드녹 온쇼어 사업 참여로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고 투자 유치의 카드로 활용할 전망이다.

 

석유공사는 영국 다나 패트롤리엄과 미국 KNOC이클포드코퍼레이션, UAE의 KADOC 등 우량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한 부채 줄이기와 경영 정상화를 꾀하고 있으나 올 초 국제유가 하락과 코로나19 여파로 매각 작업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석유공사가 초대형 유전인 아드녹 온쇼어 지분 역시 확보하는대로 다른 알짜 자산과 패키지 형태로 묶어서 매각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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