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도담 기자] 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전기차용) 배터리 전용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성사 땐 역시 현지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LG화학과 현지서 진검승부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1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보도와 CNBC를 비롯한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전용 배터리 공장 건설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와 섬에 조성 중인 대규모 산업단지에 짓는 걸 검토한다는 등 구체적인 입지까지 함께 거론되고 있다.
테슬라의 이 계획이 현실화하면 인도네시아에서 LG화학을 비롯한 굴지의 (전기차용) 배터리 기업끼리 진검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 LG화학은 물론 중국 CATL도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 2020년 10월 16일 참고 인니 기업부장관 "LG화학·CATL 배터리공장 건설 의향 밝혀">
에릭 토히르(Erick Thohir)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 장관은 이달 14일(현지시간) "두 배터리 제조사가 우리나라 공장 건설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 기업은 LG화학과 CATL로 양사의 투자액이 200억달러(약 23조원)에 이른다는 현지 언론보도도 뒤따랐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최대 생산국으로 전세계 니켈 공급량의 4분의 1 이상인 27%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한해 생산량이 80만t에 이르며 올 7월 기준 매장량은 43억4600만t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은 이 같은 배경 아래 현지 광산회사와 손잡고 현대차와의 합작 공장 건설을 모색 중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면 테슬라와 LG화학이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배터리 시장을 두고 직접적인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큰 손인 테슬라와 전기차용 배터리 세계 최대 공급사인 LG화학은 현재까지는 협력관계다. 테슬라는 지금껏 일본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아 왔으나 전기차 생산량 확대와 함께 LG화학 등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LG화학은 특히 테슬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모델3'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중국산 모델3는 19일(현지시간) 유럽 수출도 시작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배터리 직접 생산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만큼 머잖아 경쟁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는 오는 2022년까지 연 100기가와트시(GWh), 2030년엔 그 30배인 3테라와트시(TWh)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다고 공언했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뒤따르지만 테슬라가 배터리 공정 생산성 개선 등 직접생산을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그 의지만큼은 진심이란 게 업계의 지배적 분석이다.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전용 공장 건설 계획이 현실화한다면 테슬라의 배터리 직접 생산 계획은 가능성이 아닌 현실이 된다. 또 테슬라의 이 계획이 현실이 되면 현 배터리 시장 생태계도 급변하게 된다.
한편 LG화학은 올 1~8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총 사용량 15.9GWh로 전체 사용량의 24.6%를 차지하고 있다. 또 중국 CATL(15.5GWh·24.0%)과 일본 파나소닉(12.4GWh·19.2%), 삼성SDI(4.1GWh·6.3%), 중국 BYD(3.7GWh·5.7%), SK이노베이션(2.7GW·4.1%)로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