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 총력전…'디지털 철의장막' 신호탄

-美상무부 화웨이 제재 발표 후, 글로벌 주요 기업 협조 의사
-수출 및 취업 제한 조치 가동…中 '기술 자강' 맞대응

 

[더구루=김병용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 '봉쇄 작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과 퀄컴, 인텔 등 주요 IT 기업도 가세하면서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냉전시대'를 떠오르게 하고 있다.

 

◇관세·수출·취업 등 제제조치 총동원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 의회는 지난해 8월 국방수권법(NDAA) 일환으로 △수출통제개혁법 △외국인투자심의현대화법을 통과시켰다.

 

이들 법안은 미국 기업의 수출과 외국의 대미 직접투자에 대한 심의대상 확대, 집행 강화 및 거래중단조치 권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등 미국 주요 연구기관은 이들 법안이 사실상 중국의 기술굴기를 견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첨단기술분야 해외인력 채용 규제까지 나서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반도체, 통신, 핵, 국방 등 첨단기술을 다루는 외국 국적의 직원을 고용할 경우 상무부 산하 산업안전국(BIS)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통상 신청에서 발급까지 소요기간이 수 주일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6~8개월까지 소요되고 있다.

 

중국의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최근 4년 간 BIS 승인 중 중국 국적 대상이 3921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승인 지연이 중국 견제에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미 상무부가 지난 16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이후, 구글이 중국 화웨이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 일부 최신 버전의 사용권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화웨이가 새롭게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구글에 이어 인텔과 퀄컴, 브로드컴, 자일링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도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테크놀로지 역시 미국의 거래 제한 조치 이후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앞으로 계속해서 세계의 많은 국가로 부터 방해를 받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다른 많은 나라들은 차례로 중국 기술 차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기술 냉전시대 오나

 

미국 주요 언론들은 화웨이 사태를 놓고 '디지털 철의장막'(Digital Iron Curtain) 시대기 왔다고 전하고 있다. 양국이 기술 냉전에 돌입할 경우 향후 전 세계적 파장이 예상된다는 것.

 

미국과 우방 진영이 첨단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서 중국을 배척하면 중국이 스마트폰 운영체계, 칩기술,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기술력 자강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화웨이는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계를 개발 이르면 3분기부터 상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icon)을 통해 반도체 자립도 꾀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체계 붕괴 우려…우리의 선택은

 

화웨이는 지난 2017년 기준 전 세계 1만3000개 기업으로부터 700억 달러 상당의 부품을 조달했다. 이중 미국계 기업은 10억 달러에 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제제 조티로 기존 부품 공급 체계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술 시장 전반에 위축을 가져올 것이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화웨이가 유럽과 중동 등에서 체결한 35여건의 5G 계약이 부품 공급 차질로 지연되면 삼성전자를 포함해 노키아와 에릭슨 등 경쟁사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프레드 자카리는 "기술진영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는 미국 기술이냐 중국 기술이냐를 선택하는 기로에 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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