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전기차 배터리 새로운 표준으로 46XX 원통형 셀 규격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NMCA(니켈·망간·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 조합이 가장 높은 에너지밀도를 자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이온배터리 에너지밀도 한계로 여겨지는 800와트시리터(Wh/L)를 넘어섰다.
13일 독일 프라운호퍼 ISI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46XX 배터리셀 성능 실험 결과에 따르면 에너지밀도는 450~880와트시리터를 기록했다. 배터리 높이와 양극재·음극재 소재 구성을 다양하게 비교했다.
직경 46mm와 높이 40·80·90·120mm인 4가지 규격 배터리가 시험 대상이었다. 양극재는 △NCM811(니켈 80%·코발트 10%·망간 10%) △NMCA △LFP(리튬·인산·철) △LMFP(리튬·망간·인산·철), 음극재는 △흑연 △실리콘 △SiOx(실리콘복합산화물) △나노 실리콘(SiNP) 기반 탄소 복합재 △SiMP(실리콘 미립자) 등을 적용해 최고 성능을 구현하는 조합을 발견했다.
우선 연구팀은 각기 다른 46XX 셀 규격에 NCM 811 양극재와 흑연 음극재를 동일하게 사용한 뒤 에너지밀도를 확인했다. 4640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580~610와트시리터로 가장 작았다. △4680 배터리 670~700와트시리터 △4690 배터리 680~700와트시리터 △46120 배터리 690~710와트시리터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4680 배터리에 다양한 조합의 양극재와 음극재를 투입하기도 했다. 기존에 흔히 쓰이던 NCA 양극재와 흑연·SiOx 음극재 기반 21700(직경 21㎜·높이 70㎜) 배터리셀보다 에너지밀도에서 우위를 차지한 배터리는 NMCA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 기반 셀이었다. 음극재의 경우 복합재가 아닌 실리콘 단일 제품을 적용했을 때 에너지밀도가 860~880와트시리터로 가장 높았다. 4680 외 규격은 해당 테스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NCM 811 양극재와 흑연 음극재 기반 4680·4690·46120 셀의 에너지밀도가 21700 셀 대비 소폭 낮아 NCMA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한 배터리의 뒤를 이었다. LMFP 양극재·흑연 음극재 기반 4680 배터리 에너지밀도는 500 와트시리터였다. LFP 양극재·흑연 음극재 기반 4680 셀의 에너지밀도가 450와트시리터로 가장 낮았다.
46XX 배터리는 테슬라가 지난 2020년 개최한 배터리 데이에서 처음으로 4680 셀을 공개한 이후 차세대 배터리 규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출력을 6배 향상시키고 주행거리를 16% 늘릴 수 있다는 게 테슬라의 설명이다.
테슬라에 이어 BMW, 제너럴모터스(GM), 니오 등이 잇따라 채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파나소닉, CATL, EVE에너지 등 배터리 제조사들도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변화에 발맞춰 4680 배터리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프라운호퍼 ISI 연구소는 "뛰어난 성능 특성뿐만 아니라 배터리 제조사와 OEM의 수많은 발표는 향후 몇 년 동안 46XX 셀 형식과 관련해 배터리 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며 "테슬라는 올해부터, BMW는 2025년 이후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기차 전체 산업에 적용되기 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