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株] 가업 이은 조광페인트 셋째 딸 앞에 놓인 과제 첩첩산중

양성자 대표, 지분 승계…업황 악화로 고전
작년 순손실…주가도 1년 전보다 20% 하락

 

[더구루=유희석 기자] '장자 승계'를 고집하는 유교적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여식이, 그것도 셋째 딸이 가업을 이은 기업이 있다. 딸부잣집으로 유명한 조광페인트 집안이다. 국내 대표 도료 업체인 조광페인트는 40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온 양성민 회장이 별세한 이후 양성아 대표로 상속이 진행 중이다. 

 

양성아 대표는 양성민 회장과 아내인 송경자 현 조광페인트 회장 슬하 세 자녀 가운데 막내다. 위로 두 명의 언니가 있지만, 경영에 참여한 이는 양 대표가 유일하다. 양 대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석사학위(MBA)를 취득한 뒤, 2003년부터 회사 일을 맡았다. 2018년에는 41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대표가 됐다. 

 

양 대표는 2009년 처음으로 장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인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그러다 지난 2016년 3월 조광페인트 최대주주가 됐다. 아버지인 양성민 회장이 남긴 지분 12.22%를 혼자서 모두 상속받았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기존 보유 지분 5.62%에서 양 회장 지분을 손에 쥐면서 지분율을 17.84%로 높였다. 언니인 양은아(5.82%) 씨와 양경아(5.73%) 씨보다 3배나 많은 수준이다. 

 

어머니인 송경자 회장도 양 대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송 회장은 지난 16일 양성아 대표에 주식 10만주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양 대표 지분은 18.62%로 늘었다. 올해 78세의 고령인 송 회장은 앞으로 지분을 계속 양 대표 등에 증여하며 상속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양 대표 앞에 놓인 도전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건설, 조선, 자동차 등 페인트 수요에 큰 영향을 주는 전방 산업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많이 침체해서다. 지난해 조광페인트 매출은 한 해 전보다 2.9%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8년 1억2122만원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지난해 3억6418만원 손실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은 23억원 이상이었다. 

 

조광페인트 주가도 1년 전보다 20%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 대표 승계작업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주가가 반등하기 힘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 회장 지분을 모두 이어받아도 23% 정도에 불과한 양 대표가 장내에서 자사주를 추가 매수하려면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조광페인트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도 주당 200원을 배당했다. 모두 21억원이다. 조광페인트가 보유한 자기주식 230만주는 배당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 대표를 포함한 15명의 사주 일가에 배당된 금액은 약 17억원이다. 현재 주가 기준 조광페인트 주식 약 30만주를 살 수 있는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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