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두 달 지났지만…니콜라 공장부지 여전히 '허허벌판'

건설용 차량 몇 대만이 바닥 다지는 작업
'제2의 테슬라' 각광 받았으나 실체 의구심

 

[더구루=김도담 기자] 수소·전기트럭 회사 니콜라가 트럭을 양산하겠다며 미국 애리조나 주 쿨리지에서 첫 공장 착공식을 한지 2개월 남짓 지났다. 그러나 공사에 진척 없이 부지가 여전히 허허벌판인 것으로 확인됐다. 니콜라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니콜라 공장 부지를 드론으로 촬영해 주기적으로 공개 중인 유튜브 채널 '원샷 크리에이티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현지 최신 영상을 공개했다. 여전히 허허벌판에 가까운 모습이다. 건설을 위한 간이 건물과 차량이 보이고 건설 차량 일부가 바닥을 다지는 작업을 하는 모습이 일부 포착됐으나 본격적인 건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장 건설을 위한 자재나 차량 이동을 위한 콘크리트 포장도 보이지 않는다.

 

니콜라는 2015년 트레버 밀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미국 수소·전기트럭 제조 신생 기업이다. 2016년 한 번 충전으로 1920㎞을 달릴 수 있다는 '니콜라 원'을 발표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또 이후 니콜라 NZT와 니콜라 투, 니콜라 트레, 군용 차량 니콜라 렉레스(Reckless), 픽업트럭 니콜라 베저 등 수종의 수소·전기트럭을 공개하기도 했다.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이 같은 행보 끝에 올 6월4일 주식(나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 당일 33.75달러였던 주가는 닷새 후인 9일 79.73달러에 이르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300억달러(약 35조원)로 포드도 웃돌기까지 했다.

 

니콜라는 이에 힘입어 7월23일 애리조나 주 쿨리지에서 착공식을 가졌다. 6억달러(약 7000억원)를 투입해 2024년까지 연 3만5000대의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2000개 남짓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강조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현지 언론은 니콜라처럼 시간이 생명인 스타트업이 제조 공장 건설에 이렇게 뜸 들일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테슬라가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기가팩토리 건설 현황과 비교하면 니콜라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니콜라의 주식은 이달 18일 종가 기준 34.19달러로 상장 직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니콜라 공장 부지 영상에도 비아냥 섞인 댓글 일색이다. '(니콜라가) 공장을 짓지 않음으로써 미래 온실가스 배출 제로에 공헌하고 있다', '해리 포터가 마법을 부려 하룻밤새 공장을 지을 것', '눈을 감아도 볼 수 있는 공장'이라는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선 니콜라가 실체 없이 투자자를 유인하려는 것인지 '제2의 테슬라'의 행보를 이어나갈지는 쉽게 단언할 수 없다. 미국 제네럴모터스는 니콜라 지분 11%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한화솔루션도 1억달러(약 1200억원)를 여기에 투자했다. 이탈리아 트럭 회사 이베코는 이달 초 10월 중 니콜라의 유럽향 전기트럭 '트레'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하고 이르면 2021년부터 연 최대 3000대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니콜라의 롤 모델 격인 테슬라 역시 사업 초기엔 실체와 성공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을 경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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