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대 종말" 프랑스 토탈, 美 석유협회 탈퇴

메탄 배출 규제, 전기차 보조금 등 견해차
토탈,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 목표…신재생 투자 속도

[더구루=오소영 기자] 프랑스 토탈이 미국 석유협회(API)의 소홀한 기후변화 대응에 불만을 표출하며 탈퇴를 선언했다. 토탈의 탈퇴로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려는 석유화학 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토탈이 15일(현지시간) "API와 2021년 멤버십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API는 1919년 설립된 미국 내 최대 석유 단체다. 석유산업과 국제유가, 신기술 등에 대한 연구 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규격을 만든다. 쉘과 엑손모빌, 셰브론 등 석유 메이저와 탐사, 생산, 수송 등에 연관된 300여 개 이상의 업체가 가입해 있다.

 

토탈은 기후변화 대응을 두고 협회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탈퇴를 결정했다. 토탈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에 발맞춰 작년 5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0)'를 목표로 내세웠다.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5GW로 늘리고 2040년까지 저탄소 사업을 전체 전력 믹스의 15~20%로 확대하기로 했다.

 

태양광 시장에 진출하고자 최근 한화에너지와도 손을 잡았다. 토탈은 한화에너지의 미국 자회사 '174파워글로벌'이 보유한 사업권에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합작사를 세운다. 태양광 1.6GW, ESS 720MWh 규모를 운영하며 연간 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토탈은 친환경 투자의 중요성을 API에도 여러 차례 전달했다. 파트리크 푸야네 토탈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성명에서 "우리가 속한 산업협회가 기후변화에 맞서는 그룹(토탈)의 입장과 메시지를 채택하도록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PI와 공통의 뜻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 메탄 배출 규제와 전기차 보조금 지원, 탄소 가격제와 관련 이견을 보였다. API가 최근 미국 선거에서 기후변화협약인 파리협정 참여에 반대한 후보자들을 지원한 점도 토탈은 문제 삼았다.

 

토탈이 API에서 빠지며 석유화학 회사들에 탈탄소를 요구하는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최대 연기금 운용사 KLP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넣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화석연료와 환경 파괴 등을 이윤 수단으로 삼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과 블랙록도 ‘환경(E)·사회(S)·지배구조(G)’를 투자 지침으로 삼았다.

 

금융 기관들의 압박 속에 석유화학 업계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토탈과 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미국 연료 및 석유화학제품 생산자협회(AFPM)에서도 탈퇴했다. 쉘은 탄소배출권 구입과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에 2019년부터 3년간 30억 달러(약 3조31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BP도 2050년까지 석유·가스 투자를 줄이고 나무 심기 등으로 연간 3억6000만t의 이산화탄소 저감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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