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반독점 당국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낸 항소심이 기각돼 거액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라치오 지방 행정 법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이 각각 제기한 2건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사용자에게 업데이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며 "(삼성전자는) 예측 가능한 오류에 대해 사전 공지 없이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도 않았고, 추후 제한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입증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제 당국의 삼성전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주요한 분야의 선도 기업임에도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미뤄보아 적절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은 지난 2018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려 신제품 구입을 부추겼다며 500만 유로(약 66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AGCM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 출시된 '갤럭시 노트4' 사용자들에게 '갤럭시 노트7'용 구글 안드로이드 OS 최신 버전 '마시멜로(Marshmallow)'를 설치하도록 강력 권고하면서도 이에 따른 성능 저하 등은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은 AGCM의 발표 직후 성명서를 내고 "갤럭시 노트4 성능을 떨어뜨리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한 사실이 없다"며 "항소를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역시 같은 해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다운그레이드하는 소프트웨어는 써본 적이 없으며,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도 없다"며 사실이 아님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