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자사 ETF 시리즈인 아이쉐어즈(iShares) ETF의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경쟁사들의 ETF 수수료 인하 흐름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판단에서다.
블랙록은 26일 iShares ETF 8개 상품의 수수료를 최대 20bp까지 인하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회사채 ETF 3개, 멀티팩터주식 ETF 4개, 반도체 ETF 1개다. 이 중 ‘iShares MSCI Emerging Markets Multifactor ETF(EMGF)’의 경우 수수료가 0.45%에서 0.25%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이는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ETF 수수료를 인하하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뱅가드 그룹과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 같은 글로벌 ETF 운용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SGA는 뱅가드가 회사채 ETF 3개에 대한 수수료를 낮추기로 결정하자 이 달 17개의 ETF 수수료를 전격적으로 인하하기도 했다.
블랙록은 이번 ETF 수수료 인하 결정과 관련해 “iShares ETF의 지속적인 성장과 규모를 활용해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며 “가격 책정 전략에 대한 정기적인 검토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수료 대비 저조한 수익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TF닷컴에 따르면 EMGF의 연초 수익률은 17.38% 하락했는데 수수료를 인하한 다른 ETF 상품도 비슷한 실적 하락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30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의 iShares 1-5년 만기 투자 등급 회사채 ETF(IGSB)는 수익률이 연초 대비 5.14% 감소하며 8개 ETF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한편, 블랙록은 9조 달러(약 1경1056조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블랙록은 전세계 기관 및 개인을 대신해 △주식 △채권 △단기 금융 △대체 투자 상품 △iShares ETF 전반을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