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감사위원회 위원, 푸틴에 편지…"자동차 생산 돕겠다"

폭스바겐그룹 "아는 바 없다" 부인

 

[더구루=홍성일 기자] 독일의 자동차 기업 포르쉐의 감사위원회 소속 위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자동차 생산을 돕겠다는 편지를 보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모르는 일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지난 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출신의 사업가 지그프리트 울프(Siegfried Wolf)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올해 1월 "친애하는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에게"라는 3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 러시아에서 600억 루블 규모의 자동차 생산 프로젝트를 돕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편지에서 지그프리트 울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며 고품질 자동차 생산 재개를 제안하고 해결책도 제시했다. 지그프리트 울프은 2022년 봄 가동이 중단된 니즈니 노브고로드의 GAZ 공장과 칼루가의 폭스바겐 공장을 거론하고 해당 공장들에서 연간 27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그프리트 울프는 편지를 통해 폭스바겐 최고 경영진과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졌고 3월까지는 감사위원회에서 최종 승인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의 감사위원회는 미국, 한국과는 다르게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이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그프리트 울프는 그러면서 푸틴에게 과거 러시아의 전설적인 자동차 브랜드인 볼가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볼가는 GAZ그룹에 의해 2010년 생산이 중단됐다. 지그프리트 울프는 2023년 하반기에는 거론된 두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그프리트 울프는 슈피겔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비판한다. 무기생산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과는 어떤 식으로든 협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 그룹 측도 슈피겔에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등 지그프리트 울프의 계획과 거리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자국의 자동차 산업 상황을 고려해 지그프리트 울프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쟁이후 서방 완성차 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대거 철수하며 2022년 신규 생산, 등록된 자동차는 60% 가까이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 산업은 물론 관련 노동자들도 유휴 상태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 자동차 브랜드가 떠난 자리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점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은 러시아 자동차 수입국 1위를 차지했다. 한 달 동안 92.81%의 점유율로 8000만 달러 상당 자동차를 수출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오토스탯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2월까지 1위는 로컬 브랜드인 라다가 차지했다. 라다는 전년(3만5187대) 대비 11.4% 성장한 3만9193대를 판매, 점유율 19.02%를 기록했다. 2위부터 4위는 중국 브랜드가 휩쓸었다. 체리차는 전년 대비 114.7% 세 자릿수 성장한 1만2351대로 2위, 하발은 51.2% 두 자릿수 증가한 9155대로 3위에 올랐다. 지리차의 경우 87.1% 증가한 6722대를 기록, 4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1월부터 2월까지 2위와 3위를 차지했던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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