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對)베트남 투자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23일 코트라 베트남 하노이무역관의 '베트남, 외국인 투자 감소세에 긴장'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베트남 외국인 투자액은 54억 달러(7조 174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8%나 급감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외국인 투자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60%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트남은 2010년대 이후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제조거점으로 떠올랐다. 이에 늘어나는 외국인 투자는 베트남 경제 발전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국가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1분기 베트남 투자액은 4억7440만 달러(약 63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4%나 줄었다. 이는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외에 △일본(-46.0%) △중국(-38.2%) △네덜란드(39.8%) △싱가포르(26.3%) △홍콩(-22.4%) 등 대부분 국가의 베트남 투자가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미국으로 공급망 이전, 신흥 유망시장으로 여겨지는 인도의 성장,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 고금리로 인한 해외 투자자금 조달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며 베트남 투자가 줄었다.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수출액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약 30~35%, 전기·전자산업 분야만 20~25%를 차지했으며 전체 고용자수는 약 70만명에 달할 만큼 베트남 경제·사회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우리나라의 투자 감소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코트라는 "베트남은 코로나, 공급망 변화, 미·중 무역 갈등 위기 등에도 연평균 6% 대 이상의 높은 경제 성장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국가 경제, 산업에서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면서 "아직 자국기업의 대외 진출 경쟁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내수시장의 지배력을 통한 성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를 통한 경제 발전 유지가 절실한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