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텍사스주 하원이 인센티브 프로그램 '챕터 313'을 대체할 법안을 의결했다. 이를 계기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북미 반도체 신·증설 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9일 텍사스 의회에 따르면 하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법안 5(House Bill 5)'를 찬성 120명, 반대 24명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미국 공화당 소속의 토드 헌터 하원의원이 지난 2월 28일 발의했다. 텍사스 소재 대학 학군에 일자리를 제공한 기업에 재산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작년 말 만료된 챕터 313과 유사하다.
챕터 313이 종료된 후 현지 투자 기업들은 텍사스가 투자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텍사스 석유·가스협회와 텍사스 제조협회, 텍사스 화학위원회 등 업계 관계자 200여명은 지난 2월 14일 "인센티브를 보완하지 않으면 더 많은 일자리, 투자, 세수,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 의원들은 산업계 의견에 지지를 표하며 각종 법안을 마련했다. 공화당 소속의 제이엠 로자노 하원의원은 같은 달 16일 세금 감면을 담은 '법안 2421(House Bill 2421)'을 발의했다. 이어 헌터 의원이 법안 5를 제안했다.
법안 5는 8일 상원으로 넘어갔다. 하원에 이어 상원 문턱도 넘기게되면 현지 투자 기업들은 챕터 313에 버금가는 인센티브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현지 정부의 지원 속에 추가 투자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작년 5월 미국 정부에 20년 동안 2000억 달러(약 260조원)를 쏟아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증설하는 계획안을 제출했다. 오스틴시 공장 부지에 2곳, 테일러시 공장 부지에 9곳을 추가로 건설하고 일부를 2034년 전후로 완공, 가동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미국 정부는 꾸준히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4월 열린 '반도체 및 공급망 회복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웨이퍼를 집어 들고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주문했다. 작년 5월 방한했을 때도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았었다. 이 회장과 만나 반도체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세 달 후 2800억 달러(약 371조원) 상당의 반도체 산업육성법에도 서명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가동 중이다.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3조원)를 투입해 추가 생산시설도 짓고 있다. 2024년 하반기 완공해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기반의 칩을 양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