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인도 정부가 전자부품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약 4조원 규모 인센티브를 발표했다. 핵심 부품과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일자리 창출 기여도와 인도산 소재 사용 등 추가 조건의 충족 여부에 따라 보너스 혜택도 제공한다. 이를 토대로 10조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를 확보해 아시아 전자제품 생산 허브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7일 코트라 첸나이무역관에 따르면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첸나이에서 열린 '전자부품 제조 인센티브 정책 라운드테이블'에서 'ECMS(Electronics Component Manufacturing Scheme)'를 발표했다.
ECMS는 완제품 생산 지원에 초점을 맞춘 기존 인센티브와 달리 핵심 전자부품 제조를 돕는 정책이다. 디스플레이 모듈과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14개 품목군을 대상으로 한다. 동박·분리막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 생산설비도 지원 대상이다.
ECMS는 매출과 설비 투자, 그리고 이를 모두 포함하는 복합형으로 나뉜다. 설비 투자와 복합형은 최대 25%의 보조금이 지급되며, 고용 창출과 국내 조달율(DVA)에 따라 추가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인도산 소재를 사용하는 기업은 추가 1~2%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품목군별로 신청이 가능하다. 생산 설비와 공정, 기술 현지화를 포괄하는 장기적인 정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설계돼 기존 생산연계 인센티브(PLI)보다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 정부는 1년의 준비를 포함해 총 6년으로 사업 기간을 정하고 2292억 루피(약 3조7400억원) 상당 예산을 책정했다. 새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5935억 루피(약 9조6900억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를 유치하고, 9만16000명에 달하는 직접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인도 투자청은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 2030년까지 전자제품 제조 규모를 5000억 달러(약 680조원), 수출액은 2100억 달러(약 290조원)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었다.
업계 반응은 호의적이다. 미국 전자부품 회사 맥더미드 알파 일렉트로닉스의 라비 바트칼 인도법인장은 "인도가 조립 중심 구조에서 점차 부품과 소재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며 "PLI와 ECMS가 산업 전환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전자산업협회(ELCINA)의 N. 라마찬드라 전 회장은 "ECMS 참여 확대를 위해 고용 요건 완화, 인증 절차 간소화, 중소기업 대상 맞춤형 가이드라인 마련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