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전, '대구청정에너지' 폐기…부실 출자사 정리 속도

이사회서 ‘㈜대구청정에너지 해산 추진안’ 가결
연료전지 공급비용 증가·발전자회사 수익성 악화 영향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등 출자 법인 정리 박차

 

[더구루=정등용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 온 한전대구청정에너지 사업을 폐기했다. 연료전지 공급 비용이 증가한데다 발전 자회사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다.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다른 출자 회사들에 대한 정리 작업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이사회 회의를 열고 ‘㈜대구청정에너지 해산 추진안’을 가결했다.

 

한전은 “대구 테크노폴리스 청정에너지 공급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한 대구청정에너지 해산을 의결했다”면서 “향후 신사업 추진시 시장 성숙도와 공급자의 계약 조건, 계약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청정에너지는 한전과 LG CNS, 화성산업, 대성에너지 등 4개사가 지난 2017년 2월 자본금 5억원을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한전은 1억4000만원을 출자한 바 있다.

 

대구청정에너지는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한 제지업체 소유 부지에 60㎿(메가와트)급 연료전지 발전시설을 지어 전력과 스팀을 생산, 전력거래소와 주변 기업에 공급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대구시는 이를 바탕으로 테크노폴리스 일대를 신재생에너지 자급자족 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탈원전 영향으로 발전 자회사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한전은 재무 개선 차원에서 대구청정에너지 사업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공급 일정을 늦추면서 당초보다 높은 시스템·사후지원 비용을 요구한 점도 사업 재검토의 원인이 됐다.

 

이에 한전은 지난 2020년 대구청정에너지 지분 28%를 매각하는 공고를 내기도 했지만 유찰된 바 있다.

 

한전이 대구청정에너지 사업 폐기를 결정하면서 다른 부실 출자사 정리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지난 2022년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지분 전량을 매각해 17억원에 처분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주식 매각을 위한 자문회사 선정에 나섰다.

 

한전이 수익창출 목적으로 출자한 국내 법인은 대구청정에너지 외에 △켑코이에스 △켑코솔라 △한국해상풍력 △제주한림해상풍력 △희망빛발전 △한전산업개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켑코우데 △카페스 등이 있다.

 

이처럼 한전이 출자사 정리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오랜 기간 누적된 경영 부실에서 비롯됐다. 한전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총부채 200조원을 넘겼으며 영업손실은 지난 2022년 기준 32조655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8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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