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실적 부진'에 빠진 신원이 체질 개선을 위해 '디지털 전환'(DX) 카드를 꺼내들었다. 디지털 전환은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의 대응력을 키울 수 있는 데다 업무 효율성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는 게 신원의 판단이다. 신원은 지난 1973년 설립한 패션 기업으로 △베스띠벨리 △씨 △지이크 △파렌하이트 △마크엠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원이 빅데이터,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정보통신(IT) 기술을 도입하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빅데이터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패션 시장 트렌드 분석 및 수요 예측에 나선다. 현재 유행하는 패션의 디자인과 색상, 패턴 등을 분석하고 '넥스트 패션'을 파악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신제품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디자인 초안을 잡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R 기술을 접목한 소비자 체험형 서비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판매 상품을 3D콘텐츠로 구현, TV와 모바일 등을 연동하고 입체적으로 체험하는 실감형 커머스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 마치 오프라인 쇼룸에 온 것처럼 제품을 360도 회전하며 상세히 볼 수 있다.
신원은 향후 마케팅 전략 수립에도 AI를 도입한다. AI를 통해 분석한 소비자 특성을 토대로 소셜미디어 등 홍보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면 맞춤형 영업을 추진한다. 현재 디지털 전환 추진을 통해 최신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는 목표다.
현재 신원은 수익성 개선이 급선무다. 지난해 매출은 8344억7800만원으로, 전년보다 16.2%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8% 감소한 234억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과 주력 브랜드 '베스띠벨리'가 올드한 이미지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악화됐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이 세계적 패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맥킨지는 "앞으로 4년 내 AI 기술이 글로벌 패션 업계에 최대 2750억달러(약 365조원)의 영업이익을 추가로 가져다줄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