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차·기아가 지난달 인도 전기차(EV) 시장에서 동반 하락했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영향에 더해 단일화된 전기차 라인업이 부진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는 신규 전기차 모델 투입 등을 통해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27일 인도자동차판매협회(FADA)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7월 한 달간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5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107대) 대비 절반(52.6%) 이상 감소한 수치다. 전체 전기차 브랜드 판매량 순위에서 7위에 그쳤다. 이는 지난 상반기 순위 5위에서 2계단 하락한 수준이다.
기아는 지난달 1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29대) 대비 44.83% 감소했다. 상반기 10위였던 기아는 11위를 기록하며 '톱10'에서 밀려났다.
1위는 4775대를 판매한 타타모터스가 차지했다. MG모터는 1522대로 2위를,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487대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 BYD가 341대로 4위에 올랐다. 5위부터 10위까지는 △BMW그룹(70대) △현대차(55대) △볼보(40대) △메르세데스-벤츠(30대) △아우디(17대) 순으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기아의 부진한 실적은 단일 모델 판매에만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전기차로 유일하게 '아이오닉5'를, 기아는 'EV6'만을 판매하고 있다. 각 모델의 판매량이 브랜드 전체 전기차 판매량으로 직결되는 셈이다. △아토3(Atto3) △E6 △씰(Seal)등 현지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폭넓게 보유하고 있는 BYD와는 대비되는 양상이다.
현대차·기아는 현지 배터리 공급망 확보 및 신규 라인업 강화를 통해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그룹차원에서 인도를 전기차 핵심 생산기지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지난 4월 인도 배터리 전문 기업 엑시드 에너지 솔루션(Exide Energy)과 인도 전용 EV 차량 배터리셀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었다. 엑사이드 에너지는 인도에서 75년 이상 배터리 사업을 영위한 현지 납산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배터리 전문 기업 엑사이드 자회사이다.
판매 라인업도 다각화한다. 기아는 인도시장에 'EV9'을 내달 공식 출시한다. 'EV9'는 세계 3대 자동차 상으로 꼽히는 ‘2024 세계 올해의 차’를 수상할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은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