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칠레 정부가 리튬 산업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국가 리튬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칠레는 '국가 리튬 전략'을 통해 리튬 추출부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글로벌 리튬 공급망에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포부다.
30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칠레는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발표한 '국가 리튬 전략'을 바탕으로 풍부한 리튬 매장량을 활용해 다양한 염호에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세계 최대 규모인 아타카마 염호에서는 국영 광업 기업 코델코(Codelco)와 칠레 SQM이 오는 2025년 합작법인을 설립해 리튬 개발에 나선다. 2030년까지는 SQM이 운영을 주도하며, 2031년부터 2060년까지는 코델코 중심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SQM이 보유한 광업권 전체가 코델코로 양도됨에 따라 칠레 리튬 산업에서 코델코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마리쿵가 염호는 아타카마 염호에 이어 리튬 부존량이 풍부한 지역으로 꼽힌다. 코델코는 지난 3월 호주 리튬파워인터내셔널(LPI)을 인수해 MSB 프로젝트를 흡수하고, 5월 SQM과의 협정을 통해 마리쿵가 염호 내 최대 광업권자로 자리 잡았다. 이어 6월에는 개발 프로젝트를 '팔로마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민간 파트너사(최대 지분 49%) 선정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팔로마 프로젝트의 총 투자 규모는 약 23억 달러로 1단계에서는 증발형 기술로 연간 2만t(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하며, 2단계에서는 직접추출기술(DLE)을 활용해 연간 3만t으로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칠레광물공사(ENAMI)는 알토안디노스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6만t의 리튬 생산에 나선다. 최근 진행된 파트너 선정 1차 심사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홀딩스를 포함한 6개 기업이 통과했으며, 최종 선정은 오는 2025년 3월에 발표될 계획이다. <본보 2024년 8월 30일 [단독] LG엔솔·포스코, 칠레 정부 주도 '대형 리튬 프로젝트' 파트너 선정>
칠레생산진흥청(CORFO)은 지난 2022년부터 리튬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칠레산 리튬을 우대 단가로 제공하는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BYD 칠레와 중국 청산그룹 자회사 용칭 테크놀로지(Yongqing Technology)가 선정됐으나, BYD는 프로젝트 불확실성을 이유로 사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용칭은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12만t의 인산철 음극재를 생산할 방침이다.
'국가 리튬 전략'은 글로벌 리튬 산업에서 칠레의 전략적 위치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리튬 개발과 고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원주민 협의와 환경 보호, 규제 강화, 기술 혁신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현재 한국 기업들은 '국가 리튬 전략'을 기반으로 추진되는 여러 프로젝트에 해외 기업들과 함께 참여 중이다. 주로 리튬 장기구매 계약과 신규 사업자 입찰에 참여 중인 만큼 기술력을 바탕으로 밸류체인 구축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다만 오는 2026년 칠레 대선 이후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