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대웅제약이 인도네시아 당뇨병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학술 무대에서 당뇨병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Enavogliflozin)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북미에 이어 아시아에서 엔블로가 당뇨병 치료와 대사 질환 연구 및 치료 산업에서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엔블로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간다는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달 21일부터 나흘 동안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자카르타 당뇨병 회의'(Jakarta Diabetes Meeting)에 참가해 엔블로 최신 연구 데이터를 공개했다.
올해로 시작된 지 33년째를 맞은 자카르타 당뇨병 회의는 현지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당뇨병 관련 학술대회로 꼽힌다. 올해의 경우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활동하는 당뇨병 전문가 400여명이 참석했다.
해당 연구는 신장 기능이 손상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에게 24주 동안 엔블로를 투여한 결과 실험 참가자 가운데 78.1%의 당화헤모글로빈(HbA1c) 7%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수치가 65.7%인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 보다 높다.
또 공복혈장포도당농도(Fasting Plasma Glucose)를 낮추고 소변을 통한 당 배출을 31% 증가시키는 효과도 확인됐다. 인슐린 저항성은 약 60% 개선됐다. 자체 개발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경우 SGLT-2 단백질과 더 오래 결합해 당 배출을 도와 동일 계열 약제 대비 1/30 수준인 0.3mg의 적은 양으로도 더 많은 당을 배출한다는 것이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에콰도르·미국에 이어 당뇨병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네시아에서 엔블로의 치료 효능과 경쟁력을 집중 홍보하며 해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대웅제약의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제 당뇨병 연맹(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 당뇨병 유병률은 10.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1950만명 수준인 현지 당뇨병 환자 숫자는 오는 2045년 2860만명으로 46.67% 늘어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초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Obesity Week)에서 엔블로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과 인슐린 저항성 등 대사기능 개선의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9월 에콰도르 보건감시통제규제국(ARCSA)로부터 엔블로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엔블로 국내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해외 허가를 따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내년 상반기 중 에콰도르에 엔블로를 론칭하고 에콰도르를 교두보 삼아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30년 30개국 엔블로 출시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이어나가며 당뇨병 신약 엔블로 채택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대웅제약은 전세계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고품질 치료제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블로는 국산 최초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입증했다. 이와 더불어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 체중·혈압 감소 및 지질 수치 개선 등 심혈관 질환 이점, 단백뇨 감소 경향 등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