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현재까지 발견된 유전만으로도 향후 80년 이상 세계 최고 수준의 산유국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UAE산 원유가 한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UAE와의 에너지 협력 관계를 견고히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UAE 일일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약 294만 배럴로, 지난 1980년대 180만 배럴과 비교해 60% 이상 증가했다. UAE는 오는 2027년까지 일일 500만 배럴 생산을 목표로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UAE는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의 생산량 감축 합의 등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하루 약 300만 배럴 수준의 생산을 유지해왔음에도 여전히 원유 매장량 세계 5위, 수출 세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UAE 원유 매장량은 지난해 기준 1130억 배럴로, 전 세계 매장량의 9%를 차지한다.
UAE의 주요 원유 수출국은 대부분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한국은 UAE의 4대 원유 수출국으로, UAE 원유의 약 14.2%를 수입하고 있다. UAE산 원유는 지난 10월 누계 기준으로 한국 전체 원유 수입의 66.4%를 차지할 정도며 한국 경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다.
특히 변동성이 큰 두바이유 가격은 한국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중요한 지표로, 두바이유 가격 변동은 원료비 부담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정유·석유화학·운송업·제조업 등 국내 산업과 경제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UAE는 지난 1962년 첫 석유 수출국이 된 이후,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맺으며 석유 산업을 빠르게 발전시켰다. 최근에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비료와 알루미늄, 석유화학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을 발전시키며 석유 의존형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업 다각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UAE 전체 국내총생산(GDP) 대비 석유·가스 비중은 지난 2013년 35.6%에서 지난해 24.4%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UAE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원유는 주요 소득원으로 남아 있다.
한국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유가 변동성을 고려해 UAE 원유 시장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에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 등이 UAE에서 석유 자원을 확보 중인 만큼 UAE와의 에너지 협력 관계가 앞으로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UAE와의 장기적인 에너지 협력 파트너십을 통해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석유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