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글로벌 폴리실리콘 시장이 중국의 과도한 증설로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서다.
1일 중국 원자재 시장 조사업체 BAIINFO(百川盈孚)에 따르면 2022년 톤(t)당 약 30만3000위안이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3만2800위안 수준으로 떨어졌다. 2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수요 대비 과잉 공급으로 분석된다.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가 대규모 증설을 진행하는 가운데 다수 업체의 재고가 1개월 생산량 수준으로 증가해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글로벌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HUATAI FUTURES(华泰期货研究所)는 올해 중국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205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폴리실리콘 수요 전망치인 168만t을 초과하는 규모다. 중국비철금속산업협회 실리콘산업분회(中国有色金属工业协会硅业分会)는 오는 2025년 중국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이 약 400만t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 업체의 대규모 증설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 최대 폴리실리콘 업체 통웨이(TONGWEI)는 약 20만t 규모의 공장을 올해 3분기부터 가동했다. 오는 2026년까지 생산 규모를 최대 100만t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GCL TECH(协鑫科技)도 올해 연말까지 생산능력을 5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비철금속산업협회 실리콘산업분회(中国有色金属工业协会硅业分会)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중국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약 4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과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초고순도 실리콘 소재다. 작년 기준 중국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210만t 으로 전 세계 생산능력의 약 93%를 독점하고 있다. 작년 글로벌 폴리실리콘 업체 1~8위가 중국 기업이다. 특히 통웨이는 세계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생산량 4분의 1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이처럼 폴리실리콘 생산을 독점할 수 있는 주요 배경으로는 저렴한 전기 요금이 꼽힌다. 전기는 폴리실리콘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중국의 폴리실리콘 공장은 신장, 네이멍구, 쓰촨, 칭하여 서부지역 등에 있는데, 이들 지역은 석탄과 수력발전이 주요 발전원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한 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기 요금 지원도 기업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코트라(KOTRA) 선양무역관 관계자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등 시장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중국의 폴리실리콘 가격 인하는 웨이퍼, 태양전지와 모듈 등 우리니라 태양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중국 내 폴리실리콘의 가격 변동과 주요 기업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