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키르기스스탄 의회(Jogorku Kenesh)가 한국과 맺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약정을 승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이후 한국의 대외신인도 하락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이른바 계엄 리스크가 점차 해소되는 모습이다.
키르기스스탄 의회는 10일(현지시간)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이 맺은 5억 달러 규모의 EDCF 기본약정에 관한 비준안을 심의·승인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5억 달러 중 2억 달러는 주택 건설 지원을 위한 국영 모기지 기업에 제공되며, 1억5000만 달러는 키르기스스탄 국립의대(KGMA) 병원 설립에 사용된다. 나머지 중 1억1000만 달러는 국립병원의 새 건물과 기술 장비 도입에, 4000만 달러는 비상시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위한 헬리콥터 구매에 각각 쓰일 예정이다.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지난해 12월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EDCF 기본약정을 맺었다. 해당 기본약정에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억 달러 한도 내 EDCF 차관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키르기스스탄 의회가 EDCF 기본약정을 승인하면서 한국의 계엄 리스크도 점차 해소되는 양상이다. 자파로프 대통령 방한 당시 비상계엄이 기습적으로 선포되며 양국 간 협력 관계가 무위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실제 자파로프 대통령은 방한 이튿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한국형 기동헬기(KUH) 시험비행과 생산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었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무산됐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스웨덴 방산업체 SAAB(사브) 등의 지분을 소유한 인베스터AB의 야콥 발렌베리 회장과 지난해 12월 방한을 계획했었지만 계엄 사태 이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