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태국 국영 에너지기업 GPSC와의 협력을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 분야까지 확대한다. 아시아 탈탄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탄소중립 기술 수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PSC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수폿 테차와라신사꾼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이사진과 경영진이 최근 경남 창원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본사를 방문했다. 암모니아 혼소·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 현황을 점검하고 SMR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대표단은 SMR 기술의 핵심 설비인 '코어 리액터(Core Reactor·원자로 핵심 구성품)' 생산 현장을 직접 시찰했다. 코어 리액터는 원자로 내부에서 핵분열 반응을 유도하고 제어하는 구조물로, SMR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GPSC는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SMR의 △생산 공정 △시장 수요 △기술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며, 탄소중립 솔루션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GPSC와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6월 '암모니아 혼소 및 CCUS 기술 공동연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인연을 맺었다. GPSC가 운영 중인 700MW급 게코원(Gheco-One) 화력발전소에 암모니아 20% 혼소 적용 시나리오와 CCUS 기술 도입 타당성을 공동 연구해왔다. 암모니아 혼소 20% 적용 시, 연간 약 70만 톤(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MOU 체결 당시 SMR을 비롯한 해상풍력, 수소 등 탄소중립 발전 기술 도입을 위한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키로 했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SMR 분야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GPSC는 2060년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GPSC는 두산에너빌리티가 SMR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가 뉴스케일(NuScale), 엑스에너지(X-energy), 테라파워(TerraPower) 등 세계 유수의 SMR 기술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파운드리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GPSC는 "대한민국은 글로벌 SMR 기술 확산을 주도하는 주요 국가가 될 것"이라며 "50년 이상의 원자력발전 경험과 강력한 제도적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와 같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