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전체 브랜드 내수 판매 순위 '39위', 기아는 47위에 그쳤다. 다만 현지 수출 성적의 경우 큰 폭으로 상승했다.
15일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4월 중국에서 1만1대를 판매했다. 중국 내수 판매 순위 39위에 그쳤다. 기아 중국 합작법인 위에다기아는 7056대를 기록, '47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내수 1위는 24만32116대를 판매한 BYD가 차지했다. 폭스바겐과 토요타는 각각 14만6468대와 12만4951대를 판매, 2위와 3위에 올랐다. 이어 △지리 프리미엄 브랜드 갤럭시(9만1173대) △지리(7만9172대) △우링(7만5268대) △창안 (6만2801대) △혼다(4만3569대) △체리(4만3016대) △BMW(4만805대) 등 순으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토요타와 혼다, BMW가 선전했으나 대부분 합작 브랜드 입지가 약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닛산(11위·4만6대)과 메르세데스-벤츠(13위·3만7021대), 테슬라(19위·2만8731대) 등 과거 중국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브랜드들 조차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대차를 비롯해 볼보(35위·1만116대), 포드(36위·1만82대) 등은 월 판매 1만대를 간신히 넘어서며 40위권 안으로 랭크됐다. 기아는 물론 푸조(57위·3813대) 링컨(63위·2637대)은 40위권 바깥에 자리잡았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로컬 브랜드의 거센 공세와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중국 부진은 단순 판매 감소를 넘어, 세계 최대 단일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하락과 장기적인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며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점은 수출이다. 현대차·기아 중국 공장의 지난달 수출은 수직 상승했다.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5000대 이상의 차량을 해외로 수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5%나 증가한 수치다. BAIC그룹 차원에서 베이징현대 수출 비중은 25%에 달한다.
기아 역시 생산과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2만2200대를 기록했다. 누적 엔진 수출은 4만3129대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