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자동 스타트앤 스톱(Automatic Start-Stop·AST) 시스템에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칼을 빼들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정차 때마다 엔진을 껐다 켜 연료를 아끼는 시스템에 대한 운전자 불만을 해소할 개선 방안을 예고했다. 친환경 규제와 소비자 편의 사이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6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은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EPA는 해당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운전자가 싫어하기 때문에 AST를 고치겠다”고 밝혔다.
AST는 차량이 멈출 때 자동으로 엔진을 끄고, 가속 페달 또는 브레이크 해제와 동시에 재시동해 연료 소비와 배출량을 줄이는 장치다. 제조사들은 저비용·고효율 솔루션을 내세워 탑재를 확대해 왔으며, EPA도 탄소배출 크레딧을 부여해 보급을 독려했다. 그 결과 2022년형 신차의 60%가 AST를 장착해 차량당 CO₂ 배출량을 평균 2.2g/mi 감소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친환경 효과는 분명하지만 이용자 불편이 크다는 점에서 정책·산업·소비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모양새다. AST기능은 상시 활성화로 인한 예측 불가성과 재시동 지연, 부품 마모 우려 등이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EPA가 완전 폐지보다는 차량 시동 시 ‘마지막 설정 기억(메모리)’ 기능이나 초기 출고 단계에서의 ‘옵트아웃’ 옵션을 의무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안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 추가 개발 비용과 탄소 크레딧 산정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자 편의를 높이는 절충적 소프트웨어 개선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