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이 단 2주 만에 환경 검토를 마치고 우라늄 광산개발을 승인하면서, 자원 안보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속도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우라늄·바나듐 개발 기업 '안필드 에너지(Anfield Energy)'의 '벨벳-우드(Velvet-Wood)' 우라늄 광산 프로젝트를 14일간의 신속한 환경 검토 끝에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버검 내무부 장관은 "이번 승인은 미국의 광물 미래를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중요 광물 프로젝트 검토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외국 의존도를 줄이고, 군사·의료·에너지 부문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행동하는 광물 안보"라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직후 선포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다. 해당 명령은 내무부가 연방 토지에서 에너지·광물 개발을 빠르게 승인하는 긴급 절차 도입을 포함하며, 벨벳-우드 프로젝트는 이 절차에 따라 승인된 첫 사례다.
전통적으로 우라늄 광산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커 환경영향평가에 수년이 소요되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14일 만에 심사가 완료됐다. 앞서 내무부는 지난 12일 "평가 기간을 2주 이내로 단축해 벨벳-우드 프로젝트 개발을 승인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환경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우라늄워치(Uranium Watch)의 사라 필즈 설립자는 "이번 광산은 수자원 오염과 방사성 폐기물 유출 우려가 크다"며 "공청회 없는 졸속 심사는 시민이 제기할 수 있는 환경적 우려를 묵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적 대응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뉴욕·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주지사가 이끄는 15개 주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이 연방법을 위반했다"며 공동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벨벳-우드 프로젝트는 원자력 발전 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과 철강 합금 재료인 바나듐을 채굴하는 사업이다. 지난 1980년대에 폐쇄된 기존 광산 부지를 재활용하며, 우라늄 정제소도 재가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