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영국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자동차 금융에 대한 지급 유예를 추진한다. 이에 영국에서 자동차 금융 서비스를 확대해온 현대캐피탈도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신종 코로나로 전 국민의 재정적 부담이 커지자 자동차 금융 계약에 대한 상환 동결을 제안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영국 내 자동차 임대업체들이 일시적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대상으로 3개월간 상환을 유예(모라토리엄)해주게 된다.
FCA는 "신종 코로나로 고객이 일시적인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회사는 계약을 끝내거나 차량을 회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금이 없는 경우 회사는 고객과 협력해 대출 기간 재조정, 이자 인하 등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기업 중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이번 영국 금융당국의 조처의 영향권에 있다. 현대캐피탈은 영국에서 합작법인(HCUK)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 캡티브 시장 및 자동차 금융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영국법인은 지난해 영업수익 1163억원, 순이익은 886억원을 기록했다. 1989년 모회사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진출하면서 뉴욕에 설립한 현지 금융법인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CA)'를 제외하면 영업수익은 해외 법인 중 세번째이고, 순이익은 가장 많다. 자산 규모는 5조1239억원으로 중국법인에 이어 두 번째다.
한편, 현대캐피탈의 해외 법인 자산은 지난해 총 50조8184억원이다. 국내 금융자산(29조6577억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현대캐피탈은 미국, 중국, 캐나다, 브라질 등 전 세계 10개국에 법인을 두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오랫동안 글로벌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시장 규모와 자동차 금융시장의 성숙도에 따라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적용하고 현지화 전략을 통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