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영국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 RCA)과의 10년간 협력을 2년 연장하며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 확보에 나선다. 차세대 디자인 인재 육성과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와 기술 변화를 빠르게 반영, 미래 모빌리티 시장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 영국법인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런던 RCA 배터시 캠퍼스 열린 서명식에서 RCA와의 파트너십을 오는 2027년까지 연장하는 갱신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력을 통해 학제간 연구와 산업 경험을 연결하고, 모빌리티·디자인·기술 분야 혁신을 촉진할 계획이다.
파트너십 10주년을 맞은 올해, 현대차그룹과 RCA는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새로운 연구 이니셔티브를 도입한다. 주요 프로그램에는 △현대차·기아 디자인·혁신 프로젝트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MA(Intelligent Mobility MA) 방문 디자인 펠로우십 △전문가 개발 워크숍 △현대차·기아 어워드 등이 포함된다. 이들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실제 산업 과제와 연결된 창의적 프로젝트 경험을 제공하고, 교수진과 산업 전문가 간 협업을 통해 실질적 연구 결과를 도출하도록 설계됐다.
양측은 협력 범위를 인공지능(AI), 사용자 경험(UX), 지속 가능한 소재 등 신흥 연구 분야까지 넓혀,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의 실질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현대차가 지속 가능한 혁신과 기술 융합 디자인을 동시에 추진하고, 글로벌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대차·기아와 RCA의 협력은 2016년 시작됐다. 당시 현대차·기아는 RCA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능형 모빌리티 디자인 센터(Intelligent Mobility Design Centre, IMDC) 설립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했다. 이후 IMDC 내 현대차·기아 혁신 연구소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디자인, 기술이 교차하는 학제간 연구와 교육을 진행하며, 실제 산업 과제와 연계된 학생 프로젝트와 창의적 연구를 수행해왔다. IMDC는 RCA의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MA' 프로그램 본거지로, 자동차 디자인 교육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RCA와 장기 협력을 이어가는 것은 단순한 프로젝트 수행을 넘어선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자동차 디자인은 단순한 외형을 넘어 소비자 경험과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며 제품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디자인과 혁신을 확보하고 학술 연구와 산업 전문성을 연결해 차세대 디자인 인재를 육성, 지속 가능한 디자인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장기 투자인 셈이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디자인책임자(CDO) 겸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는 "현대차그룹은 디자인을 혁신, 정체성, 그리고 인간과의 의미 있는 연결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생산한다"며 "RCA와의 10년 협력을 기념하며, 우리는 디자인을 통해 창의성을 장려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이 파트너십을 계속 이어가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린드너 RCA 총장 겸 부총장은 "현대차그룹과의 지속적인 협력은 대학-산업 파트너십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 파트너십은 산업 중심의 혁신적 연구를 촉진할 뿐 아니라 학생들이 학제간 실천을 추구하고 창의성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영감을 불어넣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