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한국인 선장, 인니 감옥서 석달째 수감

5만7000DWT급 '팬 베고니아(Pan Begonia)'호 182일째 억류중
니켈광석에 대한 수출 금지 및 IMO2020 환경규제 이행시 법률 위반으로 나포 

 

[더구루=길소연 기자] 국내 대형 벌크선사인 팬오션 선장이 인도네시아 감옥에서 두 달 넘게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장이 운항했던 선박 벌크선 5만7307DWT급 '팬 베고니아호'는 인니 포말라항에서 182일째 억류된 상태이다.

 

선적 화물 수출 금지 및 국제해사기구(IMO)2020 환경규제 이행시 인니 당국의 법률 위반이 이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의 벌크선 '팬 베고니아호' 선장이 67일째 인도네시아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팬오션 선장과 선박이 인니에서 억류된 사연은 이렇다. 중국선사에 대선중인 팬 베고니아호는 지난해 10월 29일 인도네시아 포말라항에서 중국행 니켈광석을 선적을 완료후 출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항 당일부터 인도네시아 당국이 니켈광석에 대한 수출 금지가 조기에 시행되면서 선박은 출항하지 못하고 현지에 억류됐다. 

 

용선주인 중국 선사는 수출이나 매매, 선적지에 화물을 다시 내리는 등 여러 방안으로 화물 처리를 시도했지만, 뾰족한 해결방안이 없어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2020 규제 이행 과정에서 인니 당국의 법을 어겨 선장까지 나포됐다.

 

올해부터 시작된 IMO 2020 규제가 시행됐는데 억류 선박인 팬 베고니아호처럼 스크러버 미설치 선박은 3월 1일부터 고유황 벙커를 적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에 선박은 지난 2월 9일 중국 선주의 요구로 저유황 벙커를 싣기 위해 인접한 싱가포르로 출발했고, 3일 뒤 인도네시아 수출면장(출항허가)가 없다는 이유로 현지 세관 당국에 나포됐다. 선장은 조사후 지난 2월 21일부터 4월 28일까지 67일째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선주사와 선장 모두 싱가포르항에서 저유황 벙커를 적재한 후 다시 인도네시아로 돌아올 방침이었던 만큼 화물을 불법적으로 처리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지 당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아 구금생활과 억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선주사인 팬오션은 선장의 보석 허가를 요청하고 있지만, 현지 세관 당국이 응하지 않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선박 억류가 잦을 정도로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실제 지난 2019년 10월 9일 싱가포르와 인접한 인도네시아 빈탄(Bintan) 해역에서 영해침범 혐의로 인도네시아 해군에 나포됐던 대림코포레이션 소속 DL 릴리호가 100만에 풀려났고, 또 지난 1월 11일  빈탄섬 북서부 지역에서 인도네시아 해군에 나포된 창명해운 소속 국적선 CH벨라호(CH BELLA호)는 억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해운업계는 한국 선장이 타국의 감옥에서 수개월째 수형생활을 해서는 안된다며 당국에 외교적 조치를 바라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상 위법성이 있어 제재를 받을지라도 수개월째 외국에서 수형생활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팬오션은 지난 2015년 하림그룹에 인수된 후 지난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초 댐 붕괴로 철광석 생산에 차질을 입었던 브라질의 철광석 생산이 정상화되며 철광석 물동량이 증가한데다, 중국과 인도의 석탄 수입량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팬오션의 실적 상승으로 하림그룹의 재무악화를 방어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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