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도담 기자] 쌍용자동차가 포드 위탁생산판매를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가동한다. 새 투자처 확보 노력과 별개로 포드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특히 '포드 TF' 운영이 확인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쌍용차 관계자에 따르면 쌍용차는 현재 포드 위탁생산판매 TF팀을 가동해 포드와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쌍용차 실무진으로 이뤄진 이 TF는 포드와 정기적으로 영상회의를 열어 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지난해 말부터 포드 차량을 평택공장에서 위탁 생산해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쌍용차 모회사인 인도 마힌드라와 포드는 인도 등 신흥시장을 겨냥한 SUV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공장에서 닛산 브랜드인 소형 SUV '로그'를 생산해 북미 시장에 수출한 것과 유사한 형태다.
쌍용차는 이 계약 성사 땐 일정 규모 이상의 수출 물량을 확보,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뒷받침할 수 있다. 쌍용차의 개발·생산 능력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이어진 경영 악화로 해외 판매망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위탁 생산은 판로를 고려할 필요 없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현재 쌍용차 입장에서는 최적의 대안이다.
관건은 비용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위탁생산을 맡기는 포드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최우선 조건이지만 쌍용차로선 운영비용에 플러스 알파(+α)를 확보해야 이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
쌍용차는 자금난에 빠져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 차입금은 3069억원인데 2017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14개분기 연속 영업손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 2분기 적자 폭은 1171억원에 이른다.
지분 74.65%를 보유한 마힌드라마저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지난 1월 수립했던 2300억원의 투자계획을 축소한데 이어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면서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이해관계자 고통 분담 없인 신규 자금지원이 어렵다고 못박은 만큼 신규 투자자 확보 없인 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
쌍용차는 이와 별개로 투자자 확보 노력도 이어간다. 쌍용차는 중국 체리자동차가 지분 투자한 미국 자동차 유통기업 HAAH오토모티브홀딩스 등과 지분 인수 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이미 매각주간사가 평택공장을 실사했으며 새 투자처는 이를 토대로 지분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 투자처는 양해각서(MOU) 체결 후 직접 실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한 관계자는 "신규 투자 진행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최종적으로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이처럼 신규 투자와 위탁생산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신규 투자를 아직 장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성사돼 당장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추가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쌍용차는 이와 별개로 중국 굴지의 전기차 제조사 BYD와의 기술협력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노조 역시 지난 2009년 두 번째 법정관리 후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 후유증을 고려해 새 투자처 유치와 포드 위탁생산판매 등에 적극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본보 2020년 9월 1일 참고 : [단독] 쌍용차 노조, 인수 유력 기업과 면담…'노조 문제 선매듭 의도'>
쌍용차 노조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처의 투자를 전제로 BYD, 포드, 마힌드라, 새 투자처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다국적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경쟁력을 구축해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할 수 있다"며 "경영진의 안일함에는 관용을 베풀지 않되 노사가 정보공유를 통해 잘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