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도담 기자] 출범 5년차를 맞은 현대차그룹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북미 시장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다. 우선 SUV GV80을 선보인데 이어 전기차 모델을 비롯해 모두 3개 라인업을 추가한다.
현재 3개 세단(G70·G80·G90) 라인업을 현지 출시해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지만 SUV와 전기차를 내놓는 앞으로가 고급 브랜드로서 본격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 델 로소(Mark Del Rosso) 제네시스 북미 최고책임자(CEO)는 28일(현지시간) 열린 북미 언론 대상 웨비나(웹 세미나)에서 "제네시스는 (북미 시장에서) 두 SUV 모델과 첫 순수 전기차를 포함해 6개 라인업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네시스는 당장 올 3월 국내 출시한 신형 G80을 내달(10월) 북미 시장에 출시한다. G80은 2008년 출시한 1세대 모델(구 현대 제네시스)을 시작으로 현재의 제네시스 브랜드를 만든 간판 격 모델이다.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나온 첫 풀 체인지 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지 업계는 제네시스의 SUV 신모델에 더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전시장의 완전한 분리 체제를 조기에 안착시키는 것도 SUV 신모델에 달렸다는 게 현지 전문가의 분석이다.
현대차는 이미 제네시스 전시장을 분리했으나 제네시스는 지금껏 세단 3개 모델 라인업밖에 없어 독립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최고급(플래그십) 모델인 G90과 이후 추가된 G70의 선전에도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G80 직후 출시 예정인 GV80과 내년 출시 예정인 GV70 등 SUV 라인업이 추가돼야 진검승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은 세단보다는 SUV가 주류를 이룬다.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 더 디트로이트 뷰로는 북미 (자동차) 산업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진짜 테스트는 GV80, GV70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1년 후가 될 것'이라며 '제네시스의 판매는 여전히 경쟁사에 크게 뒤져 있지만 최근 판매 증가세와 함께 SUV 시장에 진입하면서 더 강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eG80으로 이름 붙여질 것으로 예상되는 제네시스의 첫 순수 전기차 역시 테슬라 모델S 등과 경쟁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전했다.
제네시스는 이번 라인업 확대를 계기로 고급 브랜드로서의 유산(허리티지)을 쌓아나갈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제네시스의 궁극적인 경쟁 브랜드는 100년 이상의 오랜 유산(허리티지)를 갖고 있는 만큼 디자인 면에서의 차별화와 함께 무상 픽업·딜리버리 정비 서비스 등도 추진한다. 가격대 역시 동급 대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해 경쟁력을 확보한다.
마크 델 로소 CEO는 "우리의 목표는 고객의 이동 수요와 기대를 뛰어넘는 최고의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기존 고급차 시장(Luxury consumer mobility space)을 무너뜨리고 나아가 이를 지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네시스 모델의 현지 생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남겼다. 현지 언론의 관련 질문에 그는 "현재로선 한국 생산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의 생산·개발 계획을 고려하면 미국 생산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