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 털고 배터리 업고" 구광모 시대 3년 만에 완성

36년 LG맨 하현회 용퇴…부회장 6인 세대교체
LG화학 41명 승진자 중 절반이 배터리

 

[더구루=오소영 기자] 구광모 LG그룹 대표가 취임 3년 만에 ㈜LG와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 6곳의 수장을 모두 물갈이했다. 삼촌인 구본준 LG 고문마저 계열분리로 독자 노선을 걸으며 구광모 체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LG화학에서 사상 최대 승진 인사를 낸 가운데 미래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많은 승진자를 탄생시켰다. 여성 승진자 규모도 3년 연속 늘려 혁신을 도모했다.

 

◇부회장단 6인 중 5명 교체…구본준 홀로서기

 

 

LG그룹은 지난 25일과 26일 이틀에 거쳐 이사회를 열고 2021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인사에서는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퇴임했다. 그는 1985년 그룹 공채로 입사한 후 2017년 ㈜LG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구광모 대표가 취임하면서 이듬해 7월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겼다.

 

하 부회장이 떠나며 구 대표 시대의 시작을 함께했던 6인의 부회장단 중 5명이 교체됐다. LG화학은 박진수 전 부회장이 물러나고 3M 출신인 신학철 부회장이 영입됐다. 조성진 전 LG전자,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지난해 각각 퇴임하고 새 사령탑에 각각 권봉석 사장, 정호영 사장이 임명됐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LG유플러스의 권영수 부회장은 ㈜LG로 옮겼다.

 

계열사 수장이 모두 바뀌며 동시에 계열분리도 이뤄졌다. ㈜LG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 반도체 설계회사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LG신설지주(가칭)'를 세우기로 했다. 사내이사로 구본준 LG 고문(대표이사)과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 등이 선임됐다.

 

구 고문의 홀로서기가 본격화되며 구광모 체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인 전지와 화학을 키워가며 LG그룹의 장자 승계 전통을 잇게 됐다는 평가다.

 

LG 관계자는 "계열분리 추진으로 그룹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 배터리 힘준다

 

LG화학의 사상 최대 인사도 올해 LG그룹 인사에서 눈에 띄는 점이다. LG화학은 △사장 1명 △부사장 4명 △전무 11명 △상무 신규선임 24명 및 수석연구위원 승진 1명 등 41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LG그룹 전체 임원인사(181명) 중 21%를 차지한다. 지난해 임원인사 규모(30명)와 비교해도 승진자 증가 폭이 컸다.

 

무엇보다 LG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배터리에서 가장 많은 승진자가 나왔다. 41명 승진자 중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만드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 관련 인사는 부사장 2명, 전무 5명, 상무 14명 등 21명이었다.

 

LG화학의 유일한 신임 외국인 임원도 배터리에서 뽑혔다. 국적을 뛰어넘는 과감한 인사로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다. 신임 상무에 뽑힌 독일인 데니 티미크는 배터리 셀 개발 전문가로 유럽 자동차배터리 테크센터장, 폴란드 자동차전지 생산법인 개발담당을 맡아 제품 양산 안정화에 기여했다.

 

◇'최초 또 최초' 역대 최다 여성 임원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여성 임원을 대폭 늘렸다. 올해 15명의 여성 임원이 나오며 2018년 6명, 2019년 11명에 이어 3년 연속 여성 임원이 증가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에서는 여성 최초 전무가 탄생했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경영전략 그룹장,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새라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부문 마케팅그룹장이 그 주인공이다. LG화학에서도 생명과학사업본부 차원에서 최초의 여성 전무인 윤수희 전무를 발탁했다.

 

이와 함께 LG생활건강, LG CNS, LG헬로비전 등 여러 계열사에서 11명의 여성 임원이 신규 선임됐다.

 

그룹 내 여성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39명에서 올해 말 51명으로 증가했다. 여성 임원 비중은 2018년 3.2%에서 5.5%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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