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한화그룹 항공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래핀 사업 지분을 매각하는 등 사업을 정리한다. 그래핀 부문은 전신인 삼성테크윈 시절부터 운영해 온 소재사업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국 첨단소재 엔지니어링기업 버자리언(Versarien.plc)에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 사업을 매각한다. 버자리언에 지분 1100만주를 넘기면서 최종 사업을 정리 수순을 밟는다. 매각 규모는 430만 파운드(약 63억8400만원·보통주 1주당 39.475펜스)에 해당한다.
영국 기반의 베르사렌 첨단 엔지니어링 소재 그룹으로, 독점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고객을 위한 혁신적인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한다.
버자리언은 이번 지분인수를 위해 란스테드(Lanstead)로 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이를 위해 란스테드와 수익 공유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인수금액 350만 파운드(약 52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그래핀 지분 매각에는 100개에 달하는 특허와 특허권 포트폴리오도 포함됐다. 대부분 한화테크윈 전신인 삼성테크윈에서 처음 개발됐다. 화학증기증착법(CVD)을 활용한 그래핀 제조 방법과 관련 응용분야, 고품질의 대형전자 그래핀 생산에 적합한 제조장비도 넘긴다.
닐 릭켓츠 버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그래핀 재료와 기술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수 있어 지분 인수를 동의했다"며 "특허 기술과 장비에 대한 접근으러 특정 응용 분야를 가진 고품질 단일 및 이중 레이어 그래핀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 부문은 기존 협력 관계를 포함해 다른 분야와 함께 우리의 계획된 미래 아시아 개발을 촉진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 세계 최초 5세대급 그래핀 제조라인을 구축하는 등 그래핀 사업을 영위해왔다. 그러나 소규모로 그래핀 사업을 진행해온데다 현 주력 사업인 항공, 방위 엔진사업과 방향성이 맞지 않아 매각을 결정했다.
그래핀은 흑연의 한 층으로 0.2㎚ 두께라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높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로 주로 쓰이는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다.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며,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다. 빛을 대부분 통과시키기 때문에 투명하며 신축성도 매우 뛰어나다. 높은 전기적 특성을 활용한 초고속 반도체, 투명 전극을 활용한 휘는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만으로 작동하는 컴퓨터, 높은 전도도를 이용한 고효율 태양전지 등에 쓰여진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방위산업에 사용되는 엔진류, 로봇, 보안 시스템, IT 솔루션 등을 제조한다. 올 3분기까지 연결 기준 3조59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방산 부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1677억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