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롯데케미칼 타이탄 홀딩스(LCT)가 롯데케미칼 타이탄 인터내셔널(LCTIL)의 청산에 속도를 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업 구조 재편의 연장선으로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LCT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CT는 자회사 LCTIL을 정리한다. LCTIL은 말레이시아 라부안 소재 금융업 관련 자회사로 LCT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LCTIL은 남은 자본 1억1842만7035달러를 LCT에 반환한다. 이는 작년 12월 21일 LCT, LCTIL, 롯데케미칼타이탄 누산트라(LCTN)가 체결한 양도 계약에 따른 조치다.
LCT는 앞서 싱가포르 소재 법인도 청산했다. 이어 7월에는 영국령 버질아일랜드에 있던 투자 지주 회사 SWFL(South Wealth Finance Limited)를 정리했다. 불필요한 사업을 연이어 청산하고 주력 사업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본보 2020년 7월 2일 참고 롯데케미칼 LC타이탄, 해외 법인 '또' 청산>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주도 아래 전 계열사가 사업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이 유통과 함께 양대 축으로 키우고 있는 화학도 예외가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화학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고자 올 초 롯데첨단소재와 합병을 마쳤다. 임원들은 대폭 물갈이됐다. LCT 대표이사에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생산본부장 박현철 전무(54)가 선임되는 등 50대 초반 최고경영자(CEO)들이 임명됐다. 롯데 전체를 봐도 35개 계열사에서 100여 명의 임원이 물러났다.
LCT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며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을 키운다. LCT는 롯데케미칼이 2010년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사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해 출범한 후 주력 자회사로 발돋움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자산은 3조9218억원으로 인수 당시(2조53억원)와 비교해 두 배 뛰었다. 매출액은 5440억원으로 롯데케미칼 전체 매출(3조455억원)의 17.8%를 차지한다. 영업이익(481억원) 비중은 24%에 이른다.
롯데케미칼은 LCT를 토대로 동남아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5조원을 쏟아 석유화학단지를 짓고 있다. 연간 에틸렌 1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납사크래커(NCC)와 폴리에틸렌(PE), 테트라부틸알코올(TBA) 공장 등을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