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두산중공업과 한국서부발전이 참여한 라오스 푸노이(Phou Ngoy) 수력 발전사업이 첫 삽을 뜨기 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사업 초기 환경 영향 평가는 승인받았지만, 마을 주민 이주문제와 재산권 보장, 국제협약 통과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라오스 정부가 추진 중인 푸노이 수력발전소 건설이 시작전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라오스 정부는 국가 경제 부양을 위해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마을 주민 이주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재정 운영 등이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라오스 남부 참파삭주 거주 광부는 지난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댐에 대한 초기 환경 영향 평가는 승인났지만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훨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라오스 정부가 마을 주민의 이주에 대해 아직 얘기하지 않았고, 또 피해를 입은 마을 사람들이 언제 어디로 옮겨질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댐 건설 관련 구체적인 환경·사회적 영향 평가가 아직 끝나지 않아 메콩국가들이 협약한 메콩강위원회(MRC)의 사전협의협정(PNPCA)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콩강위원회(MRC)는 메콩유역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지역 정부와 협력하는 정부 기관이다. 메콩강 본류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종류의 개발행위는 메콩 4개국의 협의인 PNPCA를 따라야 한다. 이는 사전 고지(PN), 사전 컨설팅(PC), 4개국의 인준(A)을 포함하는 일련의 과정을 명시하고 있다.
주민 이주 외 환경훼손도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참파삭 거주자는 RFA에 많은 마을 사람들이 정부에 푸노이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알렸다. 그는 "정부가 돈을 위해 댐을 짓고 있지만 댐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우리의 재산을 파괴할 것"이라며 "우리는 댐 건설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 역시 "얼마 전 라오스 정부는 참파삭 주민들에게 재산과 가게와 과일나무에 대해 물어보는 조사를 실시했다"면서도 "이후 구체적인 이주 계획을 들어본 바 없으며 우리 역시 재배치를 원하지도, 어디로 옮겨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댐건설로 실향민이 된 마을 주민들은 이주 후 더 가난하게 살게 된다며, 삶의 질을 걱정하고 있다. 이번 댐 건설로 이주해야 하는 주민은 마을 142가구, 약 800여명이다.
댐 건설에 불만을 제기한 건 태국도 마찬가지다. 메콩강이 라오스와 태국 사이 1845km 국경 절반을 차지하면서 댐 건설로 인한 물 범람을 우려,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솜킷 프라잠왕 태국국립수자원국 사무국장은 "푸노이 프로젝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주최 측에서 우리에게 모든 정보를 보내지 않고 있다"며 "댐이 건설되면 태국쪽으로 물이 넘칠 수 있어 건설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 시사켓 지방이 메콩강 합류 지점과 불과 50km 떨어져 있고, 댐 건설 지역인 라오스 참파삭주 수도 팍세와는 남쪽으로 18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물 범람 위험을 경고했다.
한편 두산중공업과 서부발전이 참여한 푸노이 수력발전소는 라오스 남부 참파삭주 팍세시에 728MW 규모로 건설된다.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으로 추진된다. 총 사업비 규모는 약 24억 달러. 두산중공업은 주요 기자재 공급과 건설을 담당하는 EPC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양사가 공동으로 현장 조사 후 기본 설계를 수행하고, 2022년 건설을 시작해 2029년 완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