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BYD가 자회사 BYD반도체를 상장한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함께 성장하는 전력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반도체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를 강화한다.
30일(현지시간) BYD는 자회사 BYD반도체의 분할·상장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분할·상장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추가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BYD반도체는 전장 분야에 진출하고자 2004년 10월 만들어진 회사다. 원래 사명은 BYD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였으나 올해 BYD반도체로 변경됐다. 양극형 트랜지스터(IGBT)와 실리콘카바이드 모스펫(SiC MOSFET) 등 전력반도체를 개발했다. 현재 중국 IGBT 시장에서는 독일 인피니온 다음으로 2위다.
BYD는 지난 5월 BYD반도체에 19억 위안(약 3170억원)을 증자하고 상장을 추진해왔다. 실탄도 마련했다. 중국 세퀘이아 캐피탈 차이나와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 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냈다. SK그룹의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를 비롯해 영국 시스템 반도체 설계 회사 ARM, 중국 샤오미·레노버·SAIC 인베스트먼트 등도 추가로 참여했다.
총 투자액은 27억 위안(약 4510억원)으로 투자 회사들이 확보한 BYD반도체 지분은 26.5%다. 이중 SK차이나는 1.47%(1억5000만 위안·약 250억원)를 보유한다. <본보 2020년 11월 4일 참고 [단독] 'SK 투자' 中 BYD반도체 기업가치 '5조' 평가>
투자 회사들은 BYD반도체의 45곳으로 압축된 주주명부에 대거 포함됐다. 모회사인 BYD(72.30%)에 이어 세퀘이아 캐피탈 차이나(5.32%)가 2대 주주에 올라있다
BYD반도체는 상장 후 자금을 조달하고 전력반도체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 전력반도체는 에어컨과 조명 등 전력기구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부품이다. 최근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전력 소모를 줄이고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연결하는 데 전력반도체가 필요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세계 전력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1조4600억엔(약 15조3800억원)으로 연간 6%가량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BYD반도체는 프리미엄 세단 전기차 '한(漢)'에 SiC MOSFET 반도체를 탑재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내년에 SiC 기반 전력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4세대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BYD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전기차가 늘면서 막대한 전력반도체가 필요한 가운데 BYD반도체에서 수급할 수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올해 1~9월 중국에서 8만890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10월 판매량은 2만32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84.7%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