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롯데홀딩스 지난해 1조원대 적자…신동빈 회장 상장 계획 '첩첩산중'

코로나19 여파로 역대 최대 폭 영업순손실 기록
상장 통한 '경영권 분쟁' 해소 계획 차질 가능성

 

[더구루=김도담 기자]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난해 1조원대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호텔롯데와 일본 롯데(사업회사)의 상장을 토대로 그룹 전체 지배력을 확립하려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오는 26일 주주총회에 앞서 주주들에 공개한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롯데홀딩스의 2021년 3월기 사업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매출액은 5조498억엔(약 51조7000억원)으로 1년 전 6조5892억엔 대비 23.4%(1조2394억엔)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012억엔(약 1조4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이며, 지난 2007년 롯데홀딩스 설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롯데홀딩스는 한·일 양국 롯데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회사다.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핵심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다. 이번 적자 역시 한·일 양국의 사업회사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호텔롯데와 일본 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확립 계획에도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친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그룹 경영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 당장은 동생 신동빈 회장이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롯데홀딩스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형 신동주 회장 역시 본인이 과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광윤사(고준샤·光潤社)를 통해 반격을 꾀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3분의 1 남짓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신동빈 회장은 이를 해소하고자 2015년부터 호텔롯데와 일본 롯데 상장을 추진해 왔다. 주요 계열사 상장 과정에서 광윤사의 그룹 지배력을 희석할 수 있으리란 계산이다.

 

그러나 이번 실적에서 드러나듯 호텔롯데와 일본롯데 등 계열사가 코로나19 대유행에 직격탄을 받으며 이들을 상장시킬 있는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 상장을 염두에 두고 지난달 유니클로·로손 등 일본 굴지의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오랜 친구 다마쓰카 겐이치(玉塚元一·59)를 롯데홀딩스의 공동 대표이사이자 사장으로 영입했다. 또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그의 선출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실적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상장을 통한 롯데홀딩스 계열사의 가치 극대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형 신동주 회장이 광윤사를 중심으로 롯데홀딩스 지분 3분의 1 이상을 확보해 상장 계획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롯데의 경우 2018년 상장을 염두에 두고 롯데와 롯데상사, 롯데아이스 3개사를 합병했으나 코로나19 확산과 별개로 주력 사업인 껌 매출이 줄어드는 등 시장환경이 뒷받침 못하는 상황"이라며 "형 신동주 회장 측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까지 있는 만큼 사업회사 상장은 신동빈 회장의 계획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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