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이 원격 모니터링 기능을 탑재한 중국산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수입 차단을 추진한다. 국가 보안 자산인 전력망 데이터가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현지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미국이 중국산 ESS에 제재를 가하면서 ESS 사업을 통해 전기차 시장 침체를 극복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24일 그레그 스튜비(Greg Steube, 공화당·플로리다주) 하원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중국산 ESS 수입을 금지하는 '유해한 적대적 재충전 및 발전 에너지 대응법(Countering Harmful Adversarial Rechargeable and Generative Energy Act, 이하 CHARGE)'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중국 법에 따라 설립된 기업 △중국 관할권 내 기업 △중국 공산당의 관할·통제·감시 하에 있는 모든 기업의 기술을 토대로 제조된 ESS 수입을 중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규제 대상은 원격 모니터링 기능을 탑재한 ESS에 한정된다. 이를 위반할 시 수입물 1건당 최대 5년의 징역 또는 25만 달러(약 3억6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 관세당국(CBP)은 60일 이내에 수입 금지를 집행할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상무부 장관은 매년 중국 기술로 생산된 ESS의 위험성을 보고하고, CBP는 추가 수입 제재 필요성을 정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스튜비 의원은 "중국은 급격히 성장하는 감시 국가 체제와 미국의 안보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를 통해 그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 왔다"며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의회 연례 보고서에서 지적했듯, 미국은 중국이 전력망과 미국인들의 에너지 소비를 감시하는 위험을 감수할 여유가 없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USCC는 지난해 의회 연례 보고서 권고안에서 원격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는 중국산 ESS 수입에 대해 경고했다. 중국이 미국 전력망에 무단 침입하거나 핵심 인프라를 무력화할 수 있는 '백도어(Back door·인위적으로 만든 정보유출 통로)'를 확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안이 CATL과 BYD를 정조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ESS의 미국 수출 통로를 차단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의 ESS 시장 내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로 전력 소비량이 늘며 ESS 설치량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미네랄스는 올해 미국 ESS 설치량이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해 70GWh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에는 110GWh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부터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하 한화큐셀)과 대형 ESS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SDI는 작년 말 미국 에너지 전문기업에 2027년부터 3년간 약 2조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미국 현지 공장의 라인 전환을 통해 생산을 추진하고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 SK온도 작년 9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로부터 1GWh 규모의 ESS 공급을 수주하면서 미국 시장에 가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