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오픈랜 5G 프로젝트 중단…美블랙리스트 기업 부담

오픈랜 얼라이언스 기술 개발 협력 올스톱
파이티움, 인스퍼, 킨드로이드 등 3개사 美블랙리스트 올라

 

[더구루=정예린 기자] 노키아가 오픈랜(O-RAN·Open Radio Access Network) 5G 개발 협력 프로젝트를 올스톱한다. 일부 중국 파트너사가 미국 제재 대상에 올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최근 오픈랜 기술 표준화 협의체인 '오픈랜 얼라이언스(O-RAN Alliance)'에 같은 워킹그룹에 포함된 파이티움(Phytium), 인스퍼(Inspur), 킨드로이드(Kindroid) 등 3개사가 미국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모든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노키아는 오픈랜 얼라이언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 제재 목록에 포함된 오픈랜 프로젝트 참여 기업에 대한 규정 준수 관련 문제로 인해 워킹그룹의 모든 기술 작업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픈랜 얼라이언스는 지난 2018년 AT&T와 차이나모바일, 도이체텔레콤, NTT도코모, 오렌지가 공동 설립했다. 총 8개의 워킹그룹으로 구성, 실질적인 오픈랜 5G 표준 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설립 후 노키아가 가장 먼저 지지의 뜻을 밝혔다. SK텔레콤, KT, 삼성전자, KMW, HFR,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내 기업들도 다수 합류했다. 이밖에 텔레포니카, 보다폰,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200여 개의 글로벌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노키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주요 공급업체 중 처음으로 가입한 오픈랜 얼라이언스에 대한 노키아의 약속은 여전히 강력하다"면서도 "현재 일부 참가자가 미국 제재 목록에 추가됐기 때문에 오픈랜 얼라이언스와의 기술 활동을 일시 중지하고 있으며 얼라이언스가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할 시간을 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미국 상무부는 슈퍼컴퓨팅 회사인 파이티움, 서버업체인 인스퍼, 반도체 기업인 킨드로이드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미국 정부의 특별 허가 없이는 제재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과 거래를 할 수 없다. 특히 인스퍼는 중국 군사 조직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중국공산군기업’으로 지정, 미국 투자자나 기관은 인스퍼 주식 및 관련 펀드 투자가 금지된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대표적 중국 기업이 화웨이도 지난 2019년 첫 제재 발효 당시 유사한 문제를 겪은 바 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일부 통신 관련 표준 협의체 등의 소속은 유지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다. 

 

노키아의 결정은 화웨이 사례처럼 미국 정부가 라이선스를 발급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노키아가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오픈랜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비롯 다른 글로벌 업체들도 협력 중단을 선언할 지 이목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했을 때 미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 등을 감안해 노키아가 오픈랜 얼라이언스 내에서 오픈랜 5G 기술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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