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원료부터 전기차 배터리까지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제조 비용을 줄이고 생산 기간도 단축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도한다.
데니스 그레이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연구법인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스 뉴스에서 "배터리 원료, 원료 가공 시설이 가까운 곳에 있길 원한다"며 "우리는 이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니켈과 리튬, 코발트 등 원료 수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원료를 조달·가공함으로써 안정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레이 연구법인장은 배터리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에 중점을 두는 건 자동차공학의 본성"이라며 "500만 개의 완벽한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들고자 여러 경험을 쌓아왔지만 우리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세대 배터리의 형태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에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전기차 경쟁력을 좌우하는 배터리 가격 인하도 업계의 과제다. 배터리 가격은 한때 1kWh당 1000달러를 넘었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해 125달러를 목표로 했다. 업계는 수년 내 85달러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레이 연구법인장은 "화학적 성질 변화를 통해 거기(목표 가격)에 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싼 코발트를 줄이고 알루미늄을 첨가한 4원계 NCMA 배터리를 개발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오하이오,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공장에서 NCMA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폭발적인 배터리 수요에 적기 대응하려면 제조 기간도 단축해야 한다. 배터리 셀에서 맨 처음으로 충·방전을 실행하는 활성화 공정에는 14일이 소요된다. 경우에 따라 21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 활성화 공정에 걸리는 긴 시간은 대량 양산 체제의 훼방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그레이 연구법인장은 "아직 답을 모르지만 사람들이 늘 고민하도록 (제조 기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확보와 교육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레이 연구법인장은 "배터리 셀은 클린룸에서 만들어지므로 새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인재가 주로 아시아에 있는 만큼 지식 이전과 언어·문화 차이 극복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