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도담 기자] 미국 신생 전기차 회사 루시드모터스가 2024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생산을 시작한다. 주요 투자자인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의중을 반영하는 동시에 미국에 이은 중동 시장 공략 포석으로 해석된다.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금융정보 기업 리피니티브(Refinitiv) 중동 자회사 자우야(Zawya) 리포트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 표준·측정·품질국 부총재 사우드 알 아스카르(Saud Al-Askar)는 최근 알 아라비야 TV를 통해 루시드모터스의 자국 생산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루시드모터스는 버나드 체를 비롯한 테슬라 초창기 멤버가 2007년 아티에바(Atieva)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테슬라 초창기 멤버가 고스란히 모인 만큼 시장의 큰 기대를 모았으나 전기차 생산 시점이 늦어지며 우려도 컸다. 사실상 첫 양산 모델인 '루시드 에어(Lucid Air)'는 내년 초부터 미국 애리조나 주 공장에서 생산해 정식으로 생산·판매한다. <본보 2021년 9월3일자 참조 루시드모터스, 에어 생산과정 공개…27일 프리뷰 이벤트 개최>
루시드모터스는 지난 7월26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처칠캐피탈과의 합병하는 우회 방식으로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후 주가는 시장 우려를 반영해 하락세이나 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06억달러(약 36조원)에 육박한다.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네럴모터스(GM)의 시가총액 711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상장을 통해 전기차 개발·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본보 2021년 7월26일자 참조 루시드모터스, 美증시 공식 데뷔…스팩 합병 완료>
이런 루시드모터스의 사우디아라비아 양산 계획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의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PIF는 2019년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라는 거액을 투자한 핵심 주주다. <본보 2021년 7월23일자 참조 루시드모터스 상장 진짜 승자는 사우디 왕세자…'23조' 투자대박> 단순히 미국 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중동 등 신흥시장을 함께 공략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루시드모터스는 내년 초 테슬라 '모델 S'를 겨냥한 첫 양산 모델 '루시드 에어'를 출시한다. 가격은 7만달러(약 8200만원)다. 현재 1만1000대의 사전계약을 받아놓고 있다. 내년 생산목표는 2만대이다.
만족스러운 실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누적 계약대수 1만1000대가 테슬라의 월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루시드모터스는 그러나 고효율을 앞세워 시장 판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루시드모터스는는 자사 전기차의 효율성이 경쟁사 모델보다 40%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루시드 에어는 테슬라의 고급 전기차 '모델 S'와 동일한 배터리 팩으로도 17%를 더 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 S는 완충 시 400마일(약 644㎞)을 주행할 수 있는 반면 루시드 전기차는 최장 500마일(약 805㎞)을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