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루&이슈] 테슬라 '끝없는 고공행진'…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이유는?

스탠필 캐피털, '테슬라 거품론' 재차 주장

 

[더구루=김도담 기자] 테슬라 주가가 그 끝이 안보일 정도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종가 기준 1208달러로 사상 처음 12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올 들어서만 65.61% 상승했다. 2일 소폭 조정이 있었지만 여전히 1171달러다. 시가총액도 무려 1조1600억달러(약 1180조원)다. 어느덧 시총 6위 기업이다. 톱5인 MS와 애플, 알파펫(구글), 아마존 등 이른바 '빅 테크' 기업과 사우디 아람코를 바짝 쫓고 있다. '메타'(구 페이스북)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적잖은 증권사가 테슬라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물론 예외도 있다. 수년째 테슬라 주가 하락에 배팅하고 있는, 테슬라 쇼트 포지션(공매도)의 대표 주자 격인 투자사 스탠필 캐피털(Stanphyl Capital)이다. 이곳은 테슬라 급등 흐름이 이어지던 지난 10월31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테슬라를 '현대 주식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라며 자사의 쇼트 포지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토요타 16개 완성차 시총과 맞먹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거품' "

 

스탠필 캐피털은 엄청나게 늘어난 테슬라의 시가총액 자체를 문제삼았다. 현재 테슬라를 제외한 자동차 회사의 시가총액 순위는 △토요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GM △BMW △포드 △페라리 △혼다 순인데, 테슬라는 이 8곳의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뿐 아니다. 앞선 8개사에 △현대차 △기아 △볼보 △닛산 △스바루 △애스턴 마틴 △할리데이비슨 △마쓰다 8곳을 더한 16곳의 시가총액과 맞먹는다.

 

 

연 100만대도 못 파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연 1000만대를 파는 GM보다 16배 많은 건 아무리 좋게 봐도 '거품'이라는 게 스탠필 캐피털의 주장이다. 테슬라가 초기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1%에 불과하다는 점, 그나마도 판매 면에선 전기차 보조금, 수익 면에선 탄소배출권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테슬라의 최근 호실적도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탠필 캐피털은 줄곧 테슬라의 저조한 실적을 문제삼아왔으나 테슬라는 올 3분기 큰 폭 성장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24만1000대로 전년대비 73.2% 늘었다고 발표했다. 스탠필 캐피털은 그러나 월가의 공식 집계는 22만3000대, 월가의 비공식 예측치 23만대보다 높았다며 판매증가율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스탠필 케피털은 "GM이나 도요타, 폭스바겐이 200만대를 팔아놓고 204만대를 판매했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선 크게 신경쓰지 않겠지만, 시가총액이 열 배 이상인 테슬라가 23만대를 팔아놓고 24만대를 판매했다고 말하는 건 열 배 이상의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슬라가 자랑하는 중국 공장(상하이 기가팩토리) 역시 이곳 생산량 중 상당 수가 유럽에 수출되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 삼았다. 테슬라는 중국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공장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으나 실제 현지 수요는 이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3분기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5%,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1%다.

 

테슬라는 같은 기간 매출도 56.8% 늘어난 137억7000만달러(약 16조원)를 기록했다. 영업익도 20억400만달러(약 2조3600억원)로 147.7% 늘었다. 스탠필 캐피털은 그러나 수익의 상당액은 전기차 세액공제 등 혜택과 탄소배출권 판매 등 정책에 따른 것으로, 정부 지원 정책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일종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또 테슬라가 3분기 말 기준 32억달러(약 1조5000억원)의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미지급금 및 미지급 부채 증가, 설비 투자액을 고려하면 실제론 0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기회 된 '반도체 쇼티지' 일시적…중장기 발전성 '의문'

 

중장기적인 발전성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제시했다. 100년 전후 기술력을 축적한 기존 내연기관차 산업과 달리 테슬라의 주력인 전기차 산업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 오랜 경험을 보유한 자동차 회사가 일제히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내놓고 있다는 점, 반도체를 자체 공급해 온 테슬라에게 기회가 됐던 반도체 수급 불안 문제도 일시적 문제라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테슬라가 짧은 대량생산 경험으로 품질 신뢰도가 최하위권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았다. 실제 올해 미국 JD파워 자동차 품질 조사에서 테슬라는 33개 브랜드 중 30위를 차지했다. 중국 왓카 조사에서도 31개 브랜드 중 29위였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 파일럿'은 약점을 넘어서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테슬라는 초기 '완전 자율주행'이란 이름으로 이 기능을 판매했다가 잇따른 사고 발생 탓에 수많은 소송에 직면해 있다. 기술력 자체도 가이드하우스 인사이츠 조사에서 최근 2년 연속 꼴찌를 기록한 바 있다.

 

 

전기차 가격 구성의 25~30%를 차지하는 핵심 요소인 배터리 역시 테슬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테슬라는 독자적 배터리 기술을 가족 있다고 하지만 현재 대부분 배터리는 파나소닉과 CATL, LG화학으로 부터 공급 받고 있다.

 

테슬라 주가 상승에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언행도 결국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실제 지난 2018년 테슬라 상장 폐지 트윗을 올리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후로도 최근까지 수 차례 수위를 넘나드는 부적절한 언행으로 경고를 받고 있다.

 

스탠필 캐피털은 "테슬라의 주가가 현재 초강세라는 건 사실이지만, 결국 시장도 어느 시점에선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내가 쇼트 포지션을 고수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 주가의 고공행진 속 이곳에 대한 쇼트 포지션을 고수했던 일부 투자자는 그 방향을 선회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한 영화 '빅 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올 초 테슬라의 주가 하락에 수천억원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10월 "더 이상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하지 않는다"며 백기를 들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