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호가 3분기에도 괄목할만한 경영 성과를 내놨다.
KT는 9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2174억원, 영업이익 382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6%,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6.9% 늘어난 3377억원을 기록했다.
5G 가입자는 3분기 말 기준 약 561만4000명을 달성하며 전체 후불 휴대폰 가입자의 3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확대됐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2.7% 늘어 3만2476억원을 달성했다.
초고속인터넷과 IPTV 가입자도 크게 늘었다.
구현모 대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미디어∙콘텐츠 등 플랫폼 사업도 기업 수요 등에 힘입어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개운치만은 않다.
KT는 2018년 KT 아현화재에 이어 올해 1분기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품질 속도 저하 문제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총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전국민의 피해를 초래한 유·무선인터넷망 마비 사태까지 불거져서다.
엄청난 피해에도 내 놓은 보상안이라는 게 고작 가입자당 평균 1000원, 소상공인 평균 7000∼8000원 수준에 그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장인 최승재 의원 등은 지난 1일 발표된 KT의 전국적 통신장애 사태 보상안에 대해 '허울뿐인 보상안'이라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백 투 더 베이직.
소비자들은 매월 적게는 몇천원에서 많게는 10만 원이 넘는 통신비를 낸다. 정부의 허가 받은 소수의 독점사업자가 전 국민에게 통신비를 받고 있는 것인데 그렇다면 당연히 통신사는 인터넷망이 안정적으로 유지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망 투자가 기본이다.
문제는 망 투자를 크게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KT의 올해 3분기 누적 설비투자(CAPEX)는 총 1조4648억 원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보면 17.9%나 줄었다. 분기별 설비투자비는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설비투자는 6007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5%나 줄어든 상황.
4분기가 남긴 했으나 지난해 전체 누적 투자액(2조872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있는 상태여서 남은 기간 시설투자를 늘리더라도 전년 수준에는 훨씬 미치지 못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현모 대표가 외치는 탈통신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탈통신을 외치며 망 투자를 지금처럼 계속 줄여, 사고를 계속 낸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일각에선 AT&T나 버라이즌 같은 미국 통신 회사들도 비통신 영역 매출 규모가 더 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 통신사들이 KT처럼 대규모 통신 장애 사고를 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탈통신은 무의미하다.
P.S. 8000원을 줄테니 KT 업무를 마비시켜도 되느냐고 울부짖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KT의 실적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