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산둥성, SK에 수소 협력 '러브콜'…유정준 부회장도 '화답'

리간제 산둥성 당서기 "양측 좋은 협력 기반 갖춰"
유정준 부회장 "수소 등 분야 협력 성과 위해 노력"

 

[더구루=김도담 기자] 수소 에너지 산업 산학협력지구 구축을 추진 중인 중국 산둥성이 SK그룹에 러브콜을 보냈다. 수소 사업에 공 들이는 SK 역시 이에 화답하며 본격적인 협력 가능성을 예고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리간제(李干杰) 중국 공산당 산둥성위원회 서기는 산둥성 정부가 2일 지난시에서 열린 세계 500대 기업 및 한일합작추진회에서 유정준 SK E&S 부회장과의 화상 회의에서 수소 부문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리 서기는 "산둥성과 SK그룹은 모두 수소 산업 활성화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미 일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좋은 협력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산둥성은 수소자원이 풍부하고 정책적 뒷받침도 갖춘 만큼 SK그룹이 우리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우리 이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둥성 정부는 중국 정부의 수소 산업 육성 계획을 토대로 지난해 6월 2030년까지의 수소에너지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성 내 주요 도시를 모두 아우르는 산학협력지구(클러스터)를 구축기로 했다. 산둥성은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산업단지가 들어서 있어 이미 연 400만t의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전체 수소 생산의 약 5분의 1이다.

 

산둥성은 풍부한 수소 생산 여건을 기반으로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반, 사용에 이르는 생태계를 현지에 만든다는 계획이다. 수소차 보급 확대에 대비해 200기의 수소충전소도 지을 계획이다.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자국 내 1000기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인데 산둥성이 이중 5분의 1을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유 부회장도 양측 협력 논의에 성과를 나기를 기대한다며 리 서기의 제안에 화답했다. 그는 "산둥성은 중국 중에서도 한국 기업이 가장 광범위하게 투자·개발에 나선 지역"이라며 "많은 한국 기업이 현지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도 수소 등 분야에서 산둥성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가능한 빨리 실질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산동성과 SK 모두 정유화학공장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 산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에너지 부문을 주력으로 하는 SK그룹도 최근 수소 산업을 신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히 가스·에너지 부문 계열사 SK E&S는 가스 부문의 강점을 활용해 2025년까지 연 28만t의 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다른 계열사 SK에코플랜트도 미국 블룸에너지와 손잡고 KS퓨얼셀을 설립하는 등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연료전지 시장 확대를 모색 중이다. SK그룹은 유정준 SK E&S 대표를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SK그룹 차원에서 수소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이 같은 협력 논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 특히 에너지 같은 기간산업 기업에는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SK는 중국이 문호를 개방한 1990년대부터 현지 에너지 사업에 공 들여왔으나 아직까지 획기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수소 에너지 상용화한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는 만큼 생산, 저장, 운반, 활용 등 수소 산업 생태계 부문에서 협업을 위한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중국 내 수소차 보급 확대를 모색하는 것은 물론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광둥성에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공장을 짓고 있다. SK그룹 역시 올초 현대차그룹의 수소동맹에 참여하며 협업 확대방안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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