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넨스크라 수력발전 논란 여전

긴급·사전공사 파트너사와 계약 해지 두고 소송
계약 심의, 설계 변경 검토 소극적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지아 수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며 긴급·사전 공사 계약 파트너사와 소송에 휘말렸다. 계약 체결 전부터 이행 과정에서 검토에 미흡해 리스크를 키웠고 공정 지연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에도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최근 내부감사에서 조지아 넨스크라 수력발전 사업 관련 공사 계약을 맺으며 의사결정 과정을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수자원공사가 투자한 현지 특수목적법인(SPC) 'JSC 넨스크라 하이드로'(JSC Nenskra Hydro)는 2018년 8월 사업 구간 내 수해가 발생하자 현지 정부의 요청으로 긴급 복구에 나섰다. 당시 설계·조달·시공(EPC)사의 하도급 업체와 250만 달러(약 3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이듬해 1월 3050만 달러(약 360억원) 규모의 사전 공사 계약도 진행했다. EPC 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본공사에 착공하기 전 사업 공정을 만회하고자 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공사 속도는 지지부진했다. 긴급 공사와 사전 공사의 공정률은 각각 72.9%, 33.6%에 불과해 계약 기간 내 완료되지 않았다. JSC 넨스크라 하이드로는 2020년 12월 긴급 공사, 이듬해 1월 사전 공사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는 소송으로 이어졌다. 현지 법원에 수자원공사를 대상으로 손실보전 소송을 비롯해 제3자와의 발전 터널 진입로 공사 계약 금지 등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 수자원공사는 공사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수자원공사 감사실은 계약 심의에 소홀해 소송 리스크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사전 공사 계약은 규모나 신규 EPC 회사와의 과업 중복 여부 등을 고려할 때 감독위원회 또는 해외사업관리위원회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다. 사전 공사의 과업 범위, 계약 금액의 적정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2019년 1월 열린 제1차 사업관리위원회에서 사전 공사 계약과 관련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JSC 넨스크라 하이드로는 이를 수렴하지 않았다. 추가 논의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

 

설계 변경 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유실 도로 복구와 교량 건설 등 추가 작업으로 설계가 수정됐고 긴급 공사의 계약 금액은 430만 달러(약 52억원)로 증가했다. 설계 변경은 감독위원회나 해외사업관리위원회에서 검토해야 하고 사후 보고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공정이 지연되자 공사 준공일도 늦췄다. 긴급공사 계약은 당초 준공일인 2019년 5월 16일에서 2020년 1월 31일로 세 차례, 사전공사는 2019년 9월 18일로 한 차례 연장해줬다. 공사가 부진한 상황에서 계약자에게 주의를 주고 이를 만회하고자 노력해야 했으나 주의는커녕 아무 대가 없이 준공일을 연기하도록 허락해 사업을 지연시켰다는 비판이다.

 

감사실에서 잇단 지적이 제기되면서 넨스크라 수력발전 사업의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이 사업은 스와네티 지역 넨스크라강 일대에 280㎿급 수력발전소와 댐, 터널 2개소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당초 2020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주민 반대와 금융 계약 차질 등으로 늦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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