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호주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내년부터 주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본격화한다.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를 통해 석탄발전소의 빈 자리를 채우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호주 내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총 23개로 내년부터 시작해 2050년까지 절반 이상이 문을 닫는다. 발전용량 상위 5위 발전소들은 2030년을 전후해 폐쇄될 예정이다.
호주는 주요 석탄 수출국으로 전체 생산량의 75~80%를 수출한다. 지난해 연간 전력 생산의 59.1%를 석탄발전으로, 32.5%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했다. 석탄이 많이 매장돼 있는 지역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퀸즐랜드주, 남호주 등이다.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발전소 운영 기업 입장에서도 노후한 시설은 전력손실량이 많고 경제성이 떨어진다. 또 많은 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사업 모델을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대규모 ES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은 NSW주다. 에라링(Eraring) 화력발전소를 소유한 오리진 에너지가 기존 계획보다 7년 빠른 오는 2025년 발전소 운영을 중단키로 결정하면서다. 에라링 발전소는 NSW주 전력 생산의 25%를 차지하고 호주 내 최대 생산 용량을 가지고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당국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NSW주에는 220MW 규모의 총 5개 ESS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트랜스 그리드, CWP 리뉴어블스, 솔라허브 등이 발주사다. NSW주 정부는 7500만 호주달러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 민간사업자들이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약 4000MW 규모에 이른다. NSW주는 2030년까지 320억 호주달러 규모의 민간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은주 코트라(KOTRA) 시드니무역관은 "호주는 탄소감축 압박이 커짐에 따라 석탄화력 발전소의 연이은 은퇴가 예정돼 있다"며 "호주 연방정부와 지역정부는 슈퍼 배터리와 해당 부지 재활용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안정성을 확보하고 전력 수급조절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시장 내 가격변동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