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미국 공사 수주가 급증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의 현지 사업 확대에 따른 것으로 이들 그룹은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그룹 내 건설 계열사에 발주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 6개사(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GS건설)는 지난해 미국에서 총 9억 4324만 달러(한화 약 1조2719억원)을 수주했다. 미국 건설 시장에 진출한 국가별(85개국) 수주액 기준으로 한국은 11위를 차지했다.
이는 현대차와 삼성, SK, LG 등 국내 4대 그룹이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그룹 내 건설 계열사에 발주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미국 공장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SK 배터리 공장은 SK에코플랜트, LG 배터리 공장은 GS건설이 각각 맡았다.
특히 올해 미국 'K-건설' 수주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미래 산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국내 4대 그룹의 현지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대 그룹은 향후 수년간 미국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605억 달러(약 82조원)다. SK는 220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삼성과 LG가 각각 170억 달러(약 23조원)와 110억 달러(약 15조원), 현대차가 105억 달러(약 14조원)를 쏟는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현지 건설 인프라에 2조2500억 달러(약 3038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미국 건설 경기도 살아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건설 시장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건설시장은 전년 대비 2%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4대 그룹과 미국 정부가 글로벌 공급망 구조 조정을 위해 협력함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의 미국 수주 사례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으로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수주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